폭행 혐의 등을 받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1일 직원들에 이메일을 보내 “어려운 시기지만 흔들림 없이 헤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자 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지난달 25일 논란이 불거진 뒤 직원들에 메일을 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손 대표는 2017년 경기 과천시의 한 주차장에서 차량을 몰다 견인 차량과 접촉사고를 내고 그냥 가려다 뒤늦게 수습하고, 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가 타고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화를 막기 위해 프리랜서 기자 김 모씨에 채용을 제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씨가 손 대표와 카카오톡 메신저로 주고받은 문자 내용과 대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면서 손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손 대표가 김 씨에 저자세로 대응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얼굴 알려진 사람은 사실 많은 것이 조심스러운데, 어떤 일이든 방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상황이 왜곡돼 알려지는 경우가 제일 그렇다”며 “더구나 저는 늘 첨예한 상황 속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혹 그렇게 악용될 경우 회사나 우리 구성원들의 명예마저 크게 손상될 것을 가장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도 보탰다.
손 대표는 김 씨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선 “지금 나오고 있는 대부분의 얘기는 기사라기보다는 흠집 내기용 억측에 불과할 뿐”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손 대표 사고 당시 차에 동승했던 여성이 안나경 앵커라는 ‘지라시(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담긴 쪽지)’ 내용에 대해선 “당장 제 옆에서 고생하는 안나경 씨에게 제가 참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고 미안해했다. 앞서 JTBC는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내 “안 앵커 관련 루머는 모두 가짜뉴스”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손 대표는 “새해엔 이런 것들 다 떨쳐내고 열심히 우리 일에 집중하자”며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인용한 미셸 오바마 여사의 말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도 함께 언급했다.
손 대표는 지난달 31일 ‘뉴스룸’에서 설 연휴에는 뉴스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연휴 기간 법적 대응 방향 등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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