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활동가 자녀에게는 ‘김복동장학금’
시민들이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때 낸 조의금 중 일부가 시민사회단체와 대학생들에게 전달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활동을 이어가 달라고 부탁한 김 할머니의 뜻을 따르는 첫 걸음이다.
3일 김 할머니의 삼우제를 마친 ‘여성인권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 시민장례추진위원회’는 “한평생 평화인권운동과 나눔을 실천한 할머니의 유지를 받드는 첫 실천으로 시민들의 정성으로 모인 조의금 중 2,000만원을 여성ㆍ인권ㆍ평화ㆍ노동ㆍ통일단체 10곳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시민장례추진위는 “기부금을 수령할 단체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인연을 맺었고, 할머니의 뜻을 함께 실천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단체로는 미군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햇살사회복지센터’와 여성폭력에 맞서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낸 ‘미투 운동’이 기부금을 받는다.
평화단체 중에서는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등 제주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강정사람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철회 운동을 펼치고 있는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원회’와 ‘사드배치반대김천대책회의’, 노동단체로는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등이 선정됐다. 통일단체에서는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에 앞장서고 있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와 ‘양심수후원회’ 등이 지원을 받는다.
시민장례추진위는 김 할머니의 생일인 오는 4월 17일 수요집회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대학생 자녀 10명에게 ‘김복동장학금’도 준다. 장학금은 1인당 200만원씩 총 2,000만원이다. 시민장례추진위 “김 할머니의 이름으로 진행하는 활동에 힘을 보태고 싶은 분들은 후원계좌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8일 별세한 김 할머니의 공식적인 장례 절차는 이날 충남 천안시 망향의동산에서 엄수된 삼우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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