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지 두 달 만에 장례를 치르게 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청년들에게 “사회에 나오면 노조에 가입해서 부당한 것을 꼭 싸워서 자기 권리를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김씨는 7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권리를 찾아야지, 안 그러면 또 우리 용균이처럼 그렇게 될까봐 정말 두렵다. 위험하면 일하지 말고 정당한 것을 위해 싸워야 하고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균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충남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기기를 점검하다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김씨 사망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며 투쟁해왔다.
김씨 사고를 계기로 도급인(원청 사업주)의 안전 조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달 15일 공포돼 내년 1월 16일부터 시행된다. 또 진상 규명 대책위 측과 한국서부발전이 사후 조치에 합의, 서부발전은 8일 신문과 회사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앞으로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두 달 동안 냉동고에 오래 둬서 너무 많이 미안했다. 부모 입장에선 누명 씌운 것을 벗겨주고 싶었다”며 “미안한 걸 조금이라도 덜 할 수 있게끔, 용균이 죽음을 헛되지 않게끔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우리 아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썼기 때문에 그걸 풀고 싶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이제는 서부발전의 사과도 받아낸 상태”라며 “용균이 동료들 안전을 보장해주는 정규직 전환을 꼭 해야만 된다고 생각해서 여태까지 싸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씨는 정비 부분은 정규직화 결정이 안된 대목이 아쉽다며 “앞으로 용균이 동료들이 안전장치 없어서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죽는 날까지 싸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용균씨 빈소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