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서 기념 행사… 바른미래당과 결합 기류 등 고민
민주평화당이 8일 창당 첫돌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개혁세력의 중심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창당 1년만에 구 국민의당 계열의 바른미래당과 결합설이 불거지면서 당 안팎에서 어수선한 기류가 읽힌다.
평화당은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창당 1주년 행사를 열었다. 창당일은 지난해 2월 6일이지만 2·8 독립선언 10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취지에서 장소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동영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유성엽·최경환 최고위원과 동교동계 원로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정대철 상임고문, 이훈평 상임고문, 당직자와 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 대표는 기념식에 앞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지난 1년의 부족한 점은 메우고 확신을 가졌던 일에는 힘을 내서 1년 뒤 21대 총선을 향해 끊임없이 뭉쳐가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장 원내대표도 “지난 1년 중도개혁정당으로서 다당제 합의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세력에 맞서 끈기 있게 싸워왔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중도개혁세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두로는 대안세력으로서의 부상을 다짐했지만 최근 바른미래당 분당 기류에 따른 정계개편설에 이어 창당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당내 셈법이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실제 지난달 30일 장 원내대표와 동교동계 인사들이 김동철·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과 회동을 갖는 등 구 국민의당 출신들의 바른미래당과 결합설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당내에선 방법론을 놓고 유불리 계산이 첨예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당 관계자는 “중도개혁 세력을 끌어모아 총선 때 승부를 봐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흡수냐 신당이냐를 놓고 견해차가 상당하다”면서 “어떤 방식이든 새로운 대안정당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에 각종 변수를 감안해 내부적으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화당은 이날 기념식에 이어 당론으로 채택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사전 신고 집회를 하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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