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인 위조 주장했던 ‘변제 영수증’ 국과수서 ‘진본’ 판단
오고 간 ‘수 천 만원’ 뇌물 아닌 차용 결론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반만이다.
13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신응석)는 지난 12일 이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
이 의원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전후해 여성 사업가 옥모(69)씨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아왔다. 옥씨는 2015∼2017년 호텔과 커피숍 등에서 10여 차례 이 의원을 만나 현금과 명품가방 등 총 6,000만 원에 달하는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며 이 의원을 고소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옥씨 돈은 빌린 것으로 대가 관계가 없을뿐더러 모두 갚았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의혹의 쟁점은 둘 사이 오고 간 돈이 뇌물 혹은 정치자금인지, 아니면 단순히 빌린 돈인지 여부였다. 옥씨가 고소 직전 이 의원에게 작성해 준 영수증이 의혹을 풀 열쇠로 꼽혔다.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는 내용의 ‘차용금 전액 변제 영수증’이었다. 옥씨는 수사 초기 “영수증이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필적 감정 등을 진행한 결과 영수증이 진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 뒤 옥씨는 “이 의원이 시키는 대로 쓴 것”이라며 기존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여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한 점, 핵심 물증이 오히려 이 의원 측 진술과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을 결정했다.
이밖에 검찰은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이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은 대부분 사실이었거나 사실이라 믿었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옥씨를 비방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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