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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명 중 1명 꼴 ‘잠복결핵’… 전염력 없어도 예방적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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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명 중 1명 꼴 ‘잠복결핵’… 전염력 없어도 예방적 치료를

입력
2019.02.19 04:00
수정
2019.02.19 08:4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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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 활동성 결핵으로 악화… 고위험군 환자, 3~9개월 약 복용을

기침과 가래, 가슴통증, 호흡곤란, 미열, 오한 등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감기가 아닌 결핵 등 다른 질환일 수 있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슴 X선 검사 등을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침과 가래, 가슴통증, 호흡곤란, 미열, 오한 등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감기가 아닌 결핵 등 다른 질환일 수 있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슴 X선 검사 등을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는 여전히 부끄러운 ‘결핵 후진국’이다. 전 국민 3명 가운데 1명은 몸 속에 결핵균을 보유(잠복결핵)하고 있다. 결핵(활동성 결핵) 발생률이 인구 10만명 당 76.8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연간 3만여 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2,000여 명(2016년 기준)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는다.

전문가들은 “겉으로 나타나는 결핵뿐만 아니라 전염력과 증상은 없지만 활동성 결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복결핵을 효율적으로 진단ㆍ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잠복결핵의 10% 정도가 활동성 혈액으로 악화하기에 잠복혈액 환자 가운데 고위험군은 3~9개월간 예방 목적으로 약을 먹어야 한다.

기침ㆍ가래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은 폐결핵 환자가 재채기나 말을 할 때 결핵균을 포함한 비말(飛沫)이 공기 중에 떠돌다가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 전염된다. 숙주의 면역력과 결핵균의 병원력에 따라 일부는 활동성 결핵으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잠복결핵 형태로 감염된다. 잠복결핵이란 결핵균이 몸에 침투했지만 면역력에 의해 억제돼 증상이나 전염력이 없는 상태다. 결핵균 검사에서도 음성이고, X선 촬영을 해도 병소(病巢)가 나타나지 않는다.

잠복결핵의 10% 정도(2년 이내 5% 정도)가 활동성 결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잠복결핵 환자 가운데 어리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 결핵으로 바뀔 가능성이 더 높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활동성 결핵 환자는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 주변인 감염을 막아야 한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면 30% 정도가 결핵균에 감염될 수 있다”고 했다.

결핵균은 몸 속에서 아주 서서히 증식하면서 영양분을 소모하고 조직ㆍ장기를 파괴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기침 이외에 증상이 없어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방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결핵일 가능성이 높다.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이나 호흡곤란, 가슴통증, 무력감, 피곤함, 미열ㆍ오한 등 발열,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지혜미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기침ㆍ가래ㆍ미열ㆍ체중 감소 등이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흉부 X선 검사, 객담(가래) 검사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결핵균이 활동하기 시작하면 잠복기 때보다 치료기간이 길어진다. 결핵을 조기 발견하면 발병을 90% 정도 막을 수 있다.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은 잠복결핵검사를”

결핵에 걸릴 위험이 높은 개인이나 집단은 잠복결핵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염성 결핵환자 접촉자 △결핵 발병 고위험군(HIV 감염자,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억제제(TNF 길항제) 사용자, 최근 2년 이내 감염이 확인된 사람 등) △결핵균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인ㆍ산후조리원 근무자ㆍ유치원 교사ㆍ집단시설 종사자 등이 대상자다. 결핵예방법에 따라 집단시설 종사자는 결핵ㆍ잠복결핵 검사가 의무화됐다.

잠복결핵 검사법으로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TST)’와 ‘인터페론-감마 분비 검사(IGRA)’ 등 2가지다. TST는 결핵균 항원(투베르쿨린)을 팔의 피부에 주사해 48~72시간에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두드러기(팽진) 크기를 재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IGRA는 혈액을 뽑아 결핵 항원에 반응해 분비되는 인터페론의 양을 측정해 감염 여부를 판단한다. 잠복결핵 진단을 받으면 2년 내 감염이 확인됐거나 면역억제제를 맞는 환자는 발병 고위험군이기에 예방 목적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활동성 결핵이라면 4종류의 항결핵제를 최소한 6개월 정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잠복결핵은 1~2가지 항결핵제를 3~9개월 정도 먹으면 90% 완치된다. 잠복결핵 진료비와 검사비는 국가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박지원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잠복결핵이 활동성 결핵으로 악화하면 장기 손상, 약 부작용, 가족이나 타인 전염 문제뿐만 아니라 환자 본인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에 고위험군 잠복결핵 환자라면 예방을 위한 약물 복용이 충분히 가치 있다”고 했다.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을 완치하려면 적절한 약 처방, 규칙적인 복용, 충분한 용량, 일정기간 투약 등 4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이 가운데 하나라도 지키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출생 때 BCG접종으로 결핵 예방 가능

결핵은 출생 후 4주 이내 1회 결핵 예방접종(BCG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BCG접종은 10~15년간 80% 정도의 예방효과를 갖는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다만 △선천성 면역결핍증, HIV감염, 백혈병 등 면역결핍상태일 때 △스테로이드, 항암제치료, 방사선치료 등으로 면역억제상태일 때 △BCG접종 부위 화상, 피부감염이 있을 때 △미숙아나 입원이 필요한 심한 질환이 있으면 접종하면 안 된다고 했다.

BCG접종 후에는 속옷(가능한 면 종류)을 깨끗이 갈아 입히고 접종부위를 깨끗이 해준다. BCG접종 후 2~4주 정도 되면 접종부위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 몽우리가 생긴 후 점점 커져 단단해진다. 이후 부드러워지면서 농주머니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고름이 생겨도 짜지 말아야 한다. 고름이 많으면 소독된 솜으로 깨끗이 닦고 통풍이 잘 되게만 해준다.

또 접종 후 4~6주 정도되면 농주머니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도 약을 바르거나 반창고 등을 붙이지 말아야 한다. 궤양은 서서히 아물면서 딱지가 앉는다. 딱지가 떨어지고 2~3㎜ 크기의 반흔을 남기며 아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ㆍ사망률이 OECD 회원국 1위인 ‘결핵 후진국’이다. 결핵 여부를 확인하려면 가슴 X선 검사 등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ㆍ사망률이 OECD 회원국 1위인 ‘결핵 후진국’이다. 결핵 여부를 확인하려면 가슴 X선 검사 등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결핵 의심증상]

아래의 증상이 나타나면 결핵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2주 혹은 그 이상 기침이 지속될 때

-가슴 통증이 느껴질 때

-가래나 피가 섞인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할 때

-3개월 이상 몸무게가 계속 줄어들 때

-발열

-밤에 생기는 땀

-오한(외부 날씨가 춥지 않은데도 추위를 느끼는 것)

-식욕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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