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기한 김씨 “강남서 피의사실 공표, 명예훼손으로 고소” 예고
서울경찰청장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역삼동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김모(28)씨의 추가성추행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버닝썬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정밀 분석, 앞서 김씨에 대해 접수된 2건의 고소 이외에 추가 추행으로 보이는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확인 중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6시 50분쯤 버닝썬 직원들의 폭행을 경찰에 신고했고 같은 해 12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성추행 당하는 여성을 보호하다 집단 구타를 당했고, 억울하게 폭행 피의자로 입건됐다”라고 주장했다. 버닝썬과 관련된 마약 투약 및 유통, 성폭력 의혹 등도 처음 제기했다.
하지만 폭행 사건 당일 클럽에 있었던 여성 2명이 “폭행 시비 이전 김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하면서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버닝썬 사건은 강남경찰서와 서울경찰청 합동조사단이 나눠서 맡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사건 당일의 폭행, 상해, 강제추행,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사건 등을 담당하고, 이후 제기된 △클럽 내 마약 투여 및 유통 의혹 △경찰-클럽 유착 의혹 △클럽 내 성폭력 및 관련 영상 유포 의혹 등은 합동조사단이 맡아서 수사 중이다.
유착 의혹을 받는 강남경찰서가 모든 사건의 시작인 폭행 사건 등을 직접 수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강남서가 하는 게 좋은 지 한번 논의를 했는데, 폭행 수사는 단순하고 거의 완료돼 맡기기로 했다”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는 만큼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강남경찰서 관계자를 피의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다. 김씨 측 변호인은 “강제추행 혐의로 세 차례나 조사를 받으면서도 한 번도 설명을 들은 적 없고 아직 피해자 특정도 안 된 사안을 발표해 불공정한 수사를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소송도 함께 제기할 방침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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