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일왕 위안부 사죄’ 발언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양국 정부와 정치인들이 상대에 대한 비판 수위가 점점 높이지고 있어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측의 사죄와 발언 철회 요구에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한 문 의장의 인터뷰에 대해 “지난번 문 의장의 발언은 상당히 부적절했다”면서 “이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하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건에 대한 우리의 엄중한 입장은 이미 반복해서 말한 대로”라며 문 의장의 사죄와 발언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문 의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미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의 반응과 관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까지 나서 반발하는 것은 정략적인 행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과할 쪽이 사과는 안 하고 나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뭐냐”며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으로 적반하장”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문 의장 발언에 대한 사죄ㆍ발언 철회 요구’ 여부를 둘러싼 보도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문 의장도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 측의 대항조치와 관련해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한일관계 악화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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