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R&D 비용 20%씩 늘려와… 단가 더 낮춰 상생경영 강화
2020년 4월 경기 평택시 포승읍에 문을 열 예정인 이디야커피의 자체 원두 로스팅 공장 이름은 ‘드림 팩토리’다.
토종 커피브랜드의 신화를 쓴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평소 ‘꿈’이란 단어를 많이 쓴다. 그가 2017년 펴낸 자서전 제목도 ‘커피 드림’이다. 문 회장은 그 때 “모두의 꿈을 로스팅하겠다”고 외쳤다.
지난 18일 열린 드림 팩토리 기공식에서도 문 회장은 “이곳은 이디야 임직원, 전국 점주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이디야 메이트들의 꿈이 시작될 장소다. 또 이디야를 사랑하는 고객들의 꿈이 반영된 곳이기도 하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드림 팩토리의 성공적인 완공을 위해 쏟아 붓겠다” 고 강조했다.
이디야커피는 2001년 3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에 1호점을 낸 이후 2016년 9월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점포 2,000개를 돌파했다. 현재 2,500개 점포로 국내 1위다. 이디야커피는 업계 최저 로열티, 마케팅비 본사 전액 부담 등 가맹점과 상생 정책을 통해 1%대의 낮은 폐점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창립 18주년을 맞는 올해 이디야커피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금까지 동서식품이 로스팅한 원두를 본사가 받아 가맹점에 납품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1만2,982m²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될 드림 팩토리에서 연간 6,000톤의 원두를 직접 생산한다. 모든 공정은 전 자동, 친환경적이며 온도와 시간까지 세밀하게 제어하는 방식으로 커피의 다양한 향미를 이끌어내는 최신 로스팅 기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원두 뿐 아니라 스틱 커피, 음료 파우더 등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드림 팩토리는 단순한 생산 공장이 아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디야커피의 꿈을 책임질 연구개발(R&D) 센터가 함께 들어선다. 드림 팩토리 건립을 위해 투자한 금액이 350억 원. 프랜차이즈와 외식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연 매출(2,000억원)의 약 18%를 R&D에 투자한 이디야커피의 행보는 업계에서도 단연 화제다.
문 회장은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드림 팩토리 오픈을 준비했다.
2010년 커피연구소를 설립했고 매년 R&D 비용을 20% 이상씩 늘렸다. 2016년 4월에는 커피연구소를 서울 논현동 본사의 ‘이디야 커피 랩’으로 확장 이전하며 연구 시설을 확대했다. 음료, 베이커리, 로스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디야커피 R&D팀은 작년 매월 1회 이상의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총 37종의 신제품을 개발했고, 니트로 커피(저온 추출한 커피에 질소를 주입해 마치 흑맥주와 같은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커피), 스틱 원두커피 등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7년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 우승자인 데일 해리스와 제품 공동개발을 진행해 R&D 역량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디야커피는 내년부터 자체 생산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두를 가맹점에 납품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가맹점은 비용을 낮추고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상생 경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발맞추고 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R&D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며 “전국 이디야커피 가족들의 꿈이 투영된 드림 팩토리를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품질 좋은 커피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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