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망언 규탄대회’ 전국서 5,000명 청계광장에
지만원씨가 ‘북한특수군’ 지목한 광주시민 직접 발언
광화문광장 세월호 분향소까지 행진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5ㆍ18시국회의’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자유한국당 김진태ㆍ김순례ㆍ이종명 의원을 퇴출하고 5ㆍ18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범국민대회는 김진태ㆍ김순례ㆍ이종명 의원이 지난 8일 국회에서 ‘5ㆍ18 공청회’를 열어 북한 개입설, 폭동설 등의 발언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뒤 열린 첫 집회다.
주최 측에 따르면 광주시민 1,500여명이 버스 40대를 나눠 타고 상경하는 등 대구 부산 강원 등 전국에서 5,000여명이 참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시작된 사전집회 때부터 참가자들은 ‘5ㆍ18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이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5ㆍ18 역사왜곡 자유한국당 규탄한다” “전두환을 처벌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아울러 북한군 개입설 주장에 앞장선 지만원씨의 구속과 재발 방지 대책으로 ‘역사왜곡처벌법’ 제정도 촉구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발언대에 올라 “80년 5월 광주를 피바다로 만든 전두환 신군부의 학살이 벌어졌다”며 “5ㆍ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 폭동이라고 호도하는 지만원을 즉각 처단하고 자유한국당도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경주시에서 온 학생 김경주군은 “나는 광주와는 관련이 없지만, 우리가 함께 독재정치와 군부정치의 압제에 맞선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만원씨에 의해 북한특수군(이른바 ‘광수’)으로 지목된 광주시민 곽희성씨도 직접 발언대에 올랐다. 그는 “저는 군대를 만기제대했고 두 아들도 군대를 만기제대했는데 내가 왜 북한군인가”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망언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3시 본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계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 세월호 분향소까지 행진했다. 집회 시작 전에는 일부 극우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고성과 욕설을 쏟아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40개 중대 3,000여명을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주변에 배치해 양측을 분리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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