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의 한 식당에서 또 묻지마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전치 7주의 부상을 입고 폐업을 결정했다. 가해자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반성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은 물론 네티즌들도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8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식당이었다. 유튜브에 공개된 폭행 영상을 보면 식당 안에 남아 있던 남성 두 명 중 한 명이 앉은 자세로 바닥을 닦고 있던 식당 주인 여성의 얼굴을 발로 찼다. 세 대를 더 찬 남성은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무릎으로 수 차례 얼굴을 가격했다. 폭행이 2분 정도 계속됐지만 다른 남성은 탁자에 팔을 기댄 채 구경만 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때린 적이 없으니 신고하려면 하라’고 말하는 틈을 타 밖으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의 자녀인 A씨는 19일 이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가해자는 검찰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떡하느냐’는 말만 늘어놓으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폭행을 방관한 가해자의 동행인은 범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폭행은 계획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계산을 마친 두 남성은 테이블이 정리된 후에도 나가지 않고 어머니를 유심히 관찰했고, ‘뒤쪽에 방이 있느냐, 비밀통로가 있느냐’ 등을 묻더니 주방 안쪽을 살폈다”고 했다. 그는 “이런 행동을 몇 차례 반복한 뒤 둘이서 이야기를 나눴다. 가해자의 동행인은 미소까지 지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폭행을 당한 A씨의 어머니는 치료에 7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이다. A씨는 “어머니는 문소리만 들어도 소리를 지르고,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신 상황”이라면서 “다시는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악마의 자식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아이디: mae_****), ‘술 먹고 저지른 모든 범죄는 두 배로 가중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라’(hkki****), ‘신상을 공개해서 사회생활을 못하게 해야 한다’(crio****) 등의 댓글이 달렸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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