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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드론, 바르셀로나서 조종 “이것이 리얼타임,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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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드론, 바르셀로나서 조종 “이것이 리얼타임, 5G”

입력
2019.02.28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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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WC 뚜껑 열어보니… 속도보다 데이터 처리 지연 없는 기술 경쟁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린 MWC19 텔레포니카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5G 스타디움' 서비스를 체험해 보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린 MWC19 텔레포니카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5G 스타디움' 서비스를 체험해 보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MWC19’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메인 전시관 홀3의 마이크로소프트(MS) 부스였다. MS가 24일 공개한 새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2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홀로렌즈2를 머리에 쓴 사람들은 허공에 손을 뻗고 주먹을 쥐었다, 돌렸다 하면서 가상으로 펼쳐진 공사 현장의 자재 위치를 변경하고, 조여진 나사를 풀기도 했다. 현실과 가상 세계의 오묘한 경계를 넘나드는 황홀한 그래픽이 펼쳐졌다. 하지만 홀로렌즈2도 ‘이것’이 없으면 플라스틱 껍데기일 뿐이다. 바로 5세대(5G) 통신이다.

빠른 통신 서비스가 가능한 5G는 데이터를 즉시 처리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는 ‘리얼타임’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 통신망에서 국제 화상 통화를 할 때 상대방에게 말이 전달되는 시간 때문에 대화가 어색하게 느려지는 현상이 해결되는 것이다. MS 홀로렌즈2는 사람 눈동자 움직임, 손동작, 서 있는 실제환경, 그리고 가상 이미지가 지연 없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는 달리는 기차 안에 있는 숙련된 의사가 달리는 트럭 안에 있는 수술실에 증강현실(AR)로 MRI 등 정보를 공유하면서 응급처치, 수술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소개했다. 전시장 한 쪽 유리관 안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과 목소리가 옆 무대에 홀로그램으로 실시간 구현되고, 무대 위 기타리스트와 함께 공연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영국 통신사 보다폰은 통신 장비업체 에릭슨과 함께 서로 떨어져 있는 곳에서 서로 다른 악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5G로 서로의 음악을 들으며 실시간 합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MWC 전시장의 각자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이 가상 공간에서 만나 초고용량 콘텐츠를 함께 감상하는 체험을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와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 하늘에 떠있는 드론을 실시간 조종하는 시연에 성공했다. 모두 데이터가 지연되지 않는 5G의 특성을 극대화한 서비스다.

기존엔 빠른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서버를 위치시켜야 했지만, 5G 시대에는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데이터를 즉시 처리해 물리적 거리감을 느낄 수 없게 된다.

MS의 홀로렌즈2(왼쪽사진)를 착용한 관람객들(오른쪽)이 눈앞에 펼쳐지는 혼합현실 그래픽을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MS의 홀로렌즈2(왼쪽사진)를 착용한 관람객들(오른쪽)이 눈앞에 펼쳐지는 혼합현실 그래픽을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2015년부터 올해까지 다섯 차례 MWC를 찾은 통신사 고위 임원은 “2015년 국내 통신사들이 5G를 얘기할 때 해외 통신사들은 3G를 전시했을 정도로 격차가 컸다”며 “5G 개념도 ‘빠른 속도’만 강조하곤 했는데 올해는 5G 문구를 내걸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 처리의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 5G의 특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얼타임이 구현된다는 건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든 물리적 제약 없이 즉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검색을 위해 구글에 접속하고, ‘미드’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켜야하는, 콘텐츠에 따라 맞는 플랫폼을 찾아가야 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 명령 등에 즉각 반응하는 거대 플랫폼이 등장한다는 뜻이다.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네트워크 위에 서비스를 올린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업체들이 패권을 쥐었다면, 5G 시대에는 서비스간의 경계 없이 다양하고 유용한 기능을 묶은 리얼타임 플랫폼을 만드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와 떨어진 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 여성(위쪽)의 모습이 무대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되고 실제 무대에 있는 사람과 어긋남 없이 연주를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무대와 떨어진 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 여성(위쪽)의 모습이 무대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되고 실제 무대에 있는 사람과 어긋남 없이 연주를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26일(현지시간) MWC19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의 보다폰 부스에서 뮤지션들이 먼 거리에 있는 드러머, 기타리스트와 5G로 실시간 합주 공연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26일(현지시간) MWC19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의 보다폰 부스에서 뮤지션들이 먼 거리에 있는 드러머, 기타리스트와 5G로 실시간 합주 공연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지난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개막한 MWC19 오렌지 부스에서 오렌지 관계자가 프랑스 파리에 떠있는 드론을 5G로 연결해 조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개막한 MWC19 오렌지 부스에서 오렌지 관계자가 프랑스 파리에 떠있는 드론을 5G로 연결해 조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IT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개별 산업 영역으로 바라봤지만 5G 시대에는 이를 폭넓게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대해 주도권을 쥐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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