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첫 공식일정으로 연린 ‘친교만찬’ 테이블은 단촐했다.
미국 VOA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우 칵테일’로 만찬 스타트를 끊었다. 새우에 로매인, 말린 아보카도, 레몬, 허브 등이 들어간 일종의 샐러드로, 양식이다.
이어 메인 메뉴에는 ‘김치와 곁들여진 채끝살 구이’가 나왔다. 한식으로 볼 수 있는 메뉴다. 마지막 후식으로는 초콜릿 라바 케이크와 수정과가 서빙됐다. 한식과 양식을 둘씩 섞은 셈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밤 ‘매우 큰 만찬’(a very big dinner) 및 김 위원장과의 회담들을 갖는다”고 밝혀 양식과 한식, 여기에 베트남식까지 어우러진 진수성찬 수준의 만찬까지 예상됐지만 결국 반어법이었다..
만찬이 열린 메트로폴 호텔이 전통 프랑스 호텔을 표방하고 있고, 호텔 구내에도 주로 양식당들이 포진한 만큼 당초부터 만찬 테이블은 서양식 중심으로 차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만찬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까지도 요리사들이 북미 양측으로부터 메뉴 승인을 받지 못해 큰 압박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호화로운 산해진미보다는 단촐한 메뉴를 희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CNN은 이날 오후 “북한과 미국 양쪽, 특히 백악관의 관리들이 만찬 메뉴를 ‘슈퍼 심플(super simpleㆍ아주 간소하게)’로 계속 조정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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