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르노삼성은 2018 부산모터쇼에서 특별한 차량 하나를 선보였다.
바로 삼성자동차 브랜드 시절, 초대 SM5를 기반으로 개발된 리무진 모델, SM530L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 차량은 당시 일반에 판매되지 않고 VIP용으로 단 10대만 특별 제작된 희귀 모델이다.
이 차량이 등장하게 된 까닭은 바로 '헤리티지'에 있었다. 실제 르노삼성은 해당 차량을 전시하며 르노삼성 SM5 출시 20주년임을 밝혔다.
실제 1998년 초대 SM5의 등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만대 이상의 SM5가 판매되며 르노삼성의 대표 차량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우수한 내구성과 품질을 인정 받은 초대 SM5는 2001년 12월 국내 중형차 판매량 1위라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초대 SM5의 시작은 어디에 있었을까?
복잡한 가계도의 시작, 닛산 블루버드
닛산 자마 공장에 자리한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에는 블루버드로 명명된 다양한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블루버드는 지난 1959년 국내 시장에 처음 데뷔한 모델로서 지난 2001년까지 판매된 모델이다.
데뷔 초기에는 소형 차량으로 제작되었으나 3세대 모델부터는 중형 차량으로 체급을 키웠다. 이후 블루버드는 10세대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모델로 제작되어 닛산의 본거지인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등 다양한 시장에 판매되어 눈길을 끌었다.
블루버드를 이어 받다
소형 차량에서 중형 차량으로 체급을 키운 블루버드는 닛산의 중심 모델로서 꾸준한 인기를 얻었으며 실제 시장에서도 판매 실적을 올린다. 이러한 활동 때문인지 닛산 블루버드는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좋은 실적을 올렸다.
이와 함께 시장의 요구 사항에 맞춰 7세대 블루버드부터는 기존의 후륜구동 레이아웃 대신 전륜구동 레이아웃을 통해 보다 넉넉한 공간을 통해 '패밀리카'로 포지셔닝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이어갔다.
블루버드, 맥시마로 이어지다
블루버드는 오랜 시간 동안 제작, 판매된 차량으로서 닛산의 다양한 차량에 영향을 줬다. 그 예 중 하나가 바로 닛산의 대형 세단 중 하나인 맥시마다. 6세대와 7세대 블루버드가 '맥시마'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고, 이후 맥시마는 독자적인 계보를 이어 받는다.
실제 초대 맥시마의 코드네임은 G910으로 6세대 블루버드의 코드네임 910과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7세대 블루버드와 2세대 맥시마가 각각 U11, PU11으로 동일하다. 그리고 2세대 맥시마 역시 전륜구동을 채택해 '블루버드'의 변화를 그대로 계승한다.
힌편 현재 맥시마는 닛산의 플래그십 세단이자 4도어 스포츠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는 존재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륜구동의 레이아웃과 V6 엔진이 자아내는 넉넉한 공간과 우수한 주행 성능을 주된 강점으로 선사한다.
블루버드와 맥시마를 잇다, SM5
르노삼성 SM5는 바로 '블루버드'에서 파생된 맥시마에서 파생되었다. 실제 2세대 맥시마 이후 등장한 3세대 맥시마는 블루버드와의 차별점을 키우며 J30이라는 고유한 코드 넘버를 부여 받았고, 미국 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4세대의 맥시마(A32)를 통해 더욱 넉넉하고 편안한 드라이빙을 갖춘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이 4세대 맥시마의 일본 사양이 바로 '세피로'라는 이름을 갖춘 차량이었다. 그리고 이를 다듬은 것이 바로 초대 SM5가 되는 것이다.
블루버드의 이름을 잇다, SM3
그렇다면 SM3는 어떤 존재일까? 체급 상 중형 차량이었던 당대의 블루버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 닛산이 소형 차량을 새롭게 개발하며 '실피'라는 이름을 부여 했다.
여기에 과거 닛산 브랜드의 소형 차량 포지션을 담당했던 초반의 블루버드를 떠올리며 '블루버드 실피'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실피는 이후 센트라, 써니, 펄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일본과 미국 등 다양한 시장에 판매되었다.
한편 그 사이 SM3는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으나 2009년 데뷔한 2세대 모델에서는 '실피'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르노삼성이 브랜드의 모델 전략을 닛산에서 르노로 옮겨며 닛산 실피가 아닌 르노 메간 등을 기반 모델로 제작하게 된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하은 기자
사진: 김학수 기자, 닛산, 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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