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상임 이사 “청소년 진로 교육은 선택 아닌 필수”
대구 달서구 상인동 청소년교육문화센터 우리세상.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청소년 진로교육 전담 기관이다. 출범 22년째로 대구지역 진로교육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이곳을 거쳐간 청소년들은 1만5,000명이 넘는다. 명실상부한 대구ㆍ경북 최고의 학교문화예술교육사업 기관인 셈이다.
우리세상이 시작된 것은 1996년. 중구 봉산동 상가건물 3층에 대학생 자원봉사자 50여명이 모은 돈으로 마련한 130여㎡ 가량의 공간에서 지역 청소년들의 동아리 활동 형태였다. 학생들은 이곳에 와서 독서토론, 힙합 등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는 등 동아리 활동을 했다. 교사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이들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교육을 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됐다.
김형수(41ㆍ사진) 우리세상 이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청소년 대상 과외활동이란 게 학습교육의 거의 전부였다”며 “2000년대 이후 진로탐색과 선택에 필요한 정보와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도 내로라 하는 진로교육 전담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세상이 청소년교육문화센터의 체계를 갖춘 것은 2004년쯤이다. 이곳 출신으로 사범대에 진학한 김 이사가 졸업 후에도 자원봉사 등의 형태로 꾸준히 활동해오다가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김 이사는 “교육정책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변화에 부응한 진로교육도 필수”라며 “진로체험 수업을 통해 학업에 대한 동기를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진로체험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세상은 2015년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실시되면서 위상도 높아졌다. 9명의 전담교사가 각자 전공에 맞춰 기술체험, 로봇, 체험활동 등 11가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일선 학교로부터 진로교육 수업 의뢰가 쇄도하고 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 우리세상은 대구지역 120여 중학교 중 70여개교에서 진로교육 수업을 실시했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교육횟수는 340회에 달한다.
2016년에는 비영리공익법인인 동그라미재단의 로컬챌린지프로젝트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한 착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 우리세상은 청소년 동아리 활동 지원이 중심이었다. 지역 청소년들의 교외 동아리활동의 중심 역할을 했다. 춤 노래 독서 등 각종 동아리활동 분야에 대한 것부터 발표회 등 모든 정보가 모이는 곳이었다. ‘동아리에 대해 모르는 게 있으면 우리세상으로 가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2000년엔 5,0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대구청소년문화한마당 축제를 열기도 했다.
우리세상 출신 청소년들의 활약상도 남다르다. 해외에서 더 잘 나간다는 현직 모델 배윤영, 힙합 그룹 쌈디 강민호(E SENS)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우리세상에서 정보를 얻고, 나의 꿈과 끼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10여년 전에는 ‘일진’급 청소년을 ‘범생이’로 변화시킨 유명한 일화가 전해져 온다. 이름 대신 ‘흑우’라고 불리는 청소년이었다. 학생답지 않은 대범한 비행으로 지역에서는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6명의 교사가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다. 흑우는 1년 만에 마음을 다잡고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었다.
김 이사는 “청소년들이 진로를 찾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을 수 있는 역할을 한 지 24년째다”며 “정규수업 못지않은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컨텐츠를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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