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과정서 한국당 의원들과 고성 주고받아
사립유치원 비리를 처음으로 폭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비리 혐의가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추가로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277개 사립유치원에서 1,229건의 비리가 추가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추가로 감사를 벌인 결과다. 비리액수는 103억 6,972만원에 달했다.
박 의원은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교육청 감사를 통해 2,325개 유치원에서 6,908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돌샘유치원은 유치원을 프렌차이즈식으로 운영하면서 인건비를 과다하게 챙겼다. 해당 유치원장은 강동구 돌샘유치원 원장인 배우자를 마포구 유치원의 행정실장으로 앉힌 뒤 자문료로 월 300만~550만원씩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챙긴 액수만 1억 5,000만원에 달했다. 서울 강남 럭키유치원은 2015년부터 4년간 유치원에서 일하지 않은 설립자에게 매월 130만원씩, 급여 5,850만원과 휴가비 2,100여만원을 지급했다.
특성화비를 받아 회계부정을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전남 광주의 아이베스트유치원은 지난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부모들로부터 현금으로 3,000만원을 징수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교비로 편입되지 않았고, 사용처도 공개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광주교육청이 1,000만원을 환수했지만, 아이베스트유치원 원장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광주지부와 함께 천막을 치고 점거농성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해당 내용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과 고성을 주고 받았다. 박 의원이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이 문제를 방치하고 한유총 의견을 대변해 온 의원들에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하자, 김한표ㆍ전희경 한국당 의원이 “왜 남 탓만 하느냐”고 맞서며 한때 소란이 일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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