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버닝썬 클럽과 경찰 관계자의 유착 의혹 및 연예인들의 동영상 불법촬영 등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이 맡게 됐다.
14일 대검찰청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의뢰한 관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11일 권익위는 공익 신고를 대리하는 방정현 변호사로부터 넘겨받은 경찰 유착 의심 자료와 연예인들의 불법 촬영 관련 자료 등을 대검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전국 검찰청 중 규모가 가장 크고 핵심 수사 인력이 모인 ‘검찰 수사의 중핵’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폐지된 지금은 사실상 중수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까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연루된 사법농단 수사를 맡았고, 지난해까지 박근혜ㆍ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수사를 담당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건을 맡게 됐지만, 전날 민갑룡 경찰청장이 “120여명의 대규모 수사팀을 동원해 유착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검찰 수사가 즉각적으로 시작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권익위 이첩 자료를 분석하고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할 시점을 신중하게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검ㆍ경의 수사 범위가 겹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검찰이 전현직 경찰 관계자를 대상으로 강제수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 수사권 조정 문제로 미묘한 갈등을 겪고 있는 양 기관 간의 마찰도 예상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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