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권익위가 그룹 빅뱅 멤버 승리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한 배경에 대해 경찰과의 유착 의혹을 감안한 조치라고 14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출입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신고자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 건은 검찰로 수사를 의뢰하는 게 타당하다는 분과위원회의 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증거자료를 검찰에 보낼 수도 있고 경찰에 보낼 수도 있는데 이 건은 신고 내용에 경찰의 유착을 의심할 만한 것은 물론 부실 수사와 관련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판단해 검찰을 수사기관으로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익위는 이번 승리 관련 의혹 등을 수사해 달라며 관련 내용을 검찰에 이첩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신고자 제보 내용이 신빙성이 높아 시급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이첩을 한다”고 설명했다. 권익위가 제보 내용이 그간 제기된 의혹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봤다는 의미다.
반대로 제보의 신빙성이 떨어질 땐 관련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송부를 하거나 권익위 선에서 사건을 자체 종결한다.
박 위원장은 “이 건은 사회적 이목이 워낙 집중돼 있고 제출된 증거자료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돼 특히 신속하게 처리를 했다”며 “성 범죄도 문제지만 경찰과의 유착, 부실 수사와 같은 부분도 신속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체적 진실을 찾는 건 검찰과 경찰의 일이지만 권익위는 공익신고자가 어떤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변보장조치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권익위에 제보 받은 자료를 수사 협조 차원에서 건네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권익위 고위관계자는 “법으로도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상식적으로 경찰 유착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를 전달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일축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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