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3개국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핵화 협상중단 고려’ 기자회견과 관련한 내용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발언과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별도로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의 보고는 이날 프놈펜 총리궁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도중 이뤄질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서울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는 최선희 부상이 정확하게 무슨 발언을 했고,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접촉해 진의를 파악중”이라며 “파악이 완료되는 대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최 부상은 이날 평양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더 이상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외신 보도를 통해 접한 내용만으론 북한이 북미 간 협상 테이블을 깨려는 의도까지 내포한 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중으로 기자회견 원문을 입수해 회견 내용과 의미를 분석한 뒤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과 우리도) 물밑 접촉은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남북 간) 소통의 어려움이 있거나 그러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엔 “일단 진의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협상 테이블이 깨질 정도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게 언론의 분석 아니냐”고 언급했다. 최 부상의 언급이 청와대의 예상을 뛰어넘는 악재일 수 있다는 지적엔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에 여러 우여곡절이나 어려움과 난관도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메시지를 통해 “최 부상의 발언만으로는 현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면서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놈펜=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