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남방정책ㆍ포용국가 정책 등 연일 소개
캄보디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의 장애인 직업학교 장애인교육평화센터(반티에이 쁘리업)를 찾아 한국인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했다. 평화센터는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가 한때 머물며 자원봉사를 한 곳이다. 김 여사는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 순방기간 동안 6건의 공개일정 중 4건을 교육기관 방문으로 택하는 등 교육 문제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김 여사는 이날 프놈펜 외곽에 있는 평화센터를 찾아 휠체어 제작소, 전자반ㆍ기계반ㆍ목공방ㆍ봉재반 등 작업장을 둘러보고 교육생 및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작업장에서 만난 석꼰 씨가 만든 천 가방을 구매한 뒤 “석꼰 씨의 ‘작품’이 정말 맘에 든다. 초등학생 제 손자에게 석꼰씨가 직접 만들어준 거라 설명하고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진 자원봉사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한국과 캄보디아 간에 경제적 교류도 필요하지만, 인적 교류도 무척 중요하다”며 “사람이 만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격려했다. 참석자들은 이에 “봉사를 통해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김 여사는 이번 아세안 3개국 순방 동안 브루나이ㆍ말레이시아ㆍ캄보디아 3국 교육기관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교육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노인ㆍ치매ㆍ교육 세가지 문제가 김 여사가 평소 가장 큰 관심을 두는 분야”라며 “아세안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노인ㆍ치매 문제가 덜하고 교육에 관심이 커 차례로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전날에는 우리의 과학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말레이시아 스리푸트리 과학중등학교를 찾아 한국어 수업을 참관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마하티르 총리 부인과 국민반찬에서 나눈 대화를 하며 “이 학교는 정말 하이 클라스다. 졸업하면 말레이시아의 원하는 아주 높은 곳은 다 갈수 있고, 여성 인력으로 말레이시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앞선 13일에는 말레이시아 한국국제학교를 찾아 유치원ㆍ초등학생들을 만났다. 특히 유치원생들에게 직접 ‘아왕 이야기’라는 동화를 구연하기도 했다. 커다란 손을 가진 ‘아왕’이라는 아이가 자신의 외모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지만 결국엔 손의 장점을 발견한다는 이야기다. 김 여사는 동화 구연을 마친 뒤 “각기 다른 재료들이 섞여 맛있는 비빔밥이 되는 것처럼 다양한 친구들이 함께해야 더 큰 힘이 된다”며 “함께 살면 힘이 된다. 여러분 한명 한명은 소중한 보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출신 한국 작가가 쓴 동화를 구연하면서 외모가 다른 사람들이 교류하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사회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포용정책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첫 순방지인 브루나이에서는 11일 브루나이 국립대(UBD)를 방문해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 전도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대학생들을 만난 김 여사는 “말을 배우고 말이 통한다는 것은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는 미래를 약속하는 것”이라며 “더욱더 밝은 두 나라 사이의 발전 가능성을 보는 것 같다”고 격려했다. 김 여사는 특히 브루나이 국립대 학생들에게 여권지갑을 선물하기도 했다. ‘늘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뜻으로 ‘꼭 한국에 올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 또한 담았다고 한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ㆍ쿠알라룸푸르ㆍ프놈펜=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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