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대변인 “거친 표현으로 불편 끼쳐”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부른 블룸버그통신의 기사를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비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결국 사과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소양과 덕이 부족해 거친 표현으로 다소간 기자에게 불편을 끼쳤을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심리적인 충격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인정한다. 따라서 이 점 인간적으로 깊이 유감을 표하며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기사를 평가하면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표현을 동원한 것이 적절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선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외신기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몇 가지 표현을 논평에서 삭제하고, 기자 이름과 개인이력을 언급한 부분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변인은 블룸버그통신의 지난해 9월 기사를 두고 “미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또 기자 이름을 언급하면서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옮긴 지 얼마 안 된 기자가 쓴 악명 높은 기사”라고도 표현했다.
그러자 해외 언론사 100여곳이 가입돼 있는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이사회가 16일 성명을 내고 “최근 민주당이 발표한 성명으로 인해 기자 개인의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져 우려를 표명한다”고 항의했다. 아시아 출신 미국 언론인 모임인 ‘아시안 아메리칸 기자협회’(AAJA)의 서울지부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기자 개인에게 가해지는 인신공격적 비판에 명백히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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