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민단체 관계자 주장...MB 정부 당시 정부 지원사업 선정
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발생했던 지진이 지열발전소로 인한 인재(人災)였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발전소 건설회사 관련 비리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사업 과정에서 권력형 비리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포항지역사회연구소 사무국장인 임재현 폴리뉴스 편집국장은 21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에 ‘왕 차관’이라는 분이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 차관으로 취임했고, 얼마 뒤 (지열발전소 건립이) 정부 지원사업으로 결정 났다”며 “다음해인 2011년 국내에서 일반 시민들이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넥스지오라는 회사가 국내의 어마어마한 회사, 서울대를 포함해 10군데 업체를 모아 사업에 착수했는데 그 과정에서 권력자들, 유력자들의 권력형 비리가 있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설명한 ‘왕 차관’은 이명박 정부 당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 국장은 구체적인 비리 내용이나 박 차관이 관여했다는 직접 증거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박 전 차관의 입장도 알려지지 않았다.
지진 전조 증상이 뚜렷했지만 관련기관은 덮기에만 급급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임 국장은 “포항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도 규모 3.1을 포함해서 무려 63회의 지진이 났다.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업체나 정부로부터 (지진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9년 지열발전소로 지진이 난 직후 사업을 중단시키고 검찰에서 (관련 업체를) 압수수색한 스위스 사례와 비교된다”고 덧붙였다.
임 국장은 주민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비리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상할 돈은 전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는데, 앞으로 또 이런 짓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보상이 왕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합법적 행위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할 것이 아니라 불법적 행위로 피해를 유발한 주체를 찾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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