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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빛내다, 현대 쏘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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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빛내다, 현대 쏘나타

입력
2019.03.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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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쏘나타가 더 매력적인 상품이 되었다.
현대 쏘나타가 더 매력적인 상품이 되었다.

21일 현대자동차가 일산 킨텍스에서 신형 쏘나타를 공개하고 국내 자동차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을 이끄는 이상엽 전무가 무대에 올라 ‘젊은 시절의 드림카를 새롭게 그려내는 것에 대한 의미’와 함께 ‘아빠차(패밀리세단)이라는 무게를 내려 놓은 새로운 쏘나타의 시작’에 큰 가치가 담겨 있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기 보다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위한 기반으로서의 존재감, 즉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의 가치를 그 어떤 자동차 브랜드 및 모델보다 강조하며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 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곧바로 이어진 시승을 통해 새로운 쏘나타는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현대의 새로운 쏘나타는 더욱 크고 당당하고, 또 날렵하다.

실제 차량의 전장은 4,900mm까지 늘어나며 여느 중형 세단들 사이에서도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게 되었고, 전폭 역시 1,860mm로 상당히 넓다. 여기에 전고는 1,445mm로 제법 낮게 구현되었고, 휠베이스는 2,840mm으로 넉넉함을 예고한다. 참고로 시승 차량은 18인치 휠, 타이어를 장착해 1,470kg의 공차 중량과 13.0km/L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

애스턴 마틴, 그리고 볼보와 링컨?

새로운 쏘나타의 디자인을 보는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드는 건 길고 낮게 구성된 체격이 ‘과거의 쏘나타’와는 완전한 이별을 했다는 것이었다.

흔히 쏘나타라고 한다면 대중적이고, 가족 지향의 차량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제는 ‘쏘나타’라는 이름이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존재를 언급하는 단어로 새롭게 조율되어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알리는 것처럼 보였다.

볼륨감이 강조된 보닛과 독특한 DRL, 그리고 특유의 라인처리는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의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데, 새로운 헤드라이트의 조합과 현대 고유의 프론트 그릴, 그리고 전면에 적용된 길쭉한 크롬 가니시 등은 이채로우면서도 상당한 균형감을 갖춰 보는 이들의 이목을 끌기엔 충분해 보였다.

측면의 실루엣은 유려한 루프 라인을 갖췄지만, 실내 공간을 충분히 고려한 모습이다. 날카롭고 세련된 라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르 필 루즈 컨셉의 존재감을 살려내면서도 워낙 긴 전장과 전체적인 실루엣 덕에 한편으로는 ‘그랜저 IG’를 새롭게 다듬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18인치 휠의 디자인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후면 디자인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처음 차량을 보기 전에는 볼보의 전동화 브랜드 ‘폴스타’의 느낌이 드는 것 같았는데, 막상 만져보고 또 살펴보니 되려 링컨 MKZ의 그것을 보는 것 같다. 대신 더욱 다이내믹하고 드라마틱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테일과 차량의 체격을 한층 커 보이게 하는 후면 범퍼 등의 조합을 더해 존재감을 더욱 강렬히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대중을 위한 공간을 잊지 않다

외형으로만 본다면 사실 쿠페의 형태로 제작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쏘나타’라는 이름에 걸맞은 세단의 감성이 한층 강화되고, 또 그 매력을 더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공간의 여유를 한껏 강조하는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구성, 그리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연출하는 각종 패널들이 조금은 어지럽지만 전체적으로는 풍성하게 자리해 경쟁자들 사이에서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낸다.

여기에 첨단 기능들이 더해진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각종 기능 등을 손쉽게 다룰 수 이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약점 중 하나인 ‘듣는 경험’에 있어서도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새롭게 추가하며 전체적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린 모습이다.

탑승자를 위한 공간은 현대차 고유의 모습이다. 1열과 2열을 가리지 않고 모든 시트는 고급스럽고 또 풍성한 착좌감을 기대하게 만든다. 표면의 구성이나 디테일 부분에서도 확실히 우수한 품질을 기대하게 만든다.

다만 1열 시트의 높이가 생각보다 낮지 않은 점과 함께 시트의 기본적인 쿠션감이 다소 밀도가 부족한 모습이다. 게다가 엉덩이 시트의 경우 그 크기가 다소 작아 다리가 긴 탑승자의 경우에는 허벅지 아래가 허전하게 느껴질 우려가 있었다.

2열 공간은 기본적인 레그룸이나 헤드룸은 충분히 넉넉한 편이지만 착좌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 처음에는 푹신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지만 장시간, 그리고 고속 주행을 하면 어느새 시트의 쿠션이 아닌, ‘차량의 구조’를 엉덩이로 느낄 수 있어 시트를 조금 더 우수한 밀도로 채울 필요가 있어 보였다.

적재 공간은 충분하다. 중형 세단으로서 갖춰야 할 여유를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실제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감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전체적인 사용의 만족감이 높았다. 이외에도 2열 시트의 폴딩 등이 더해지니 상황에 따른 활용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스마트스트림을 품다

추후 1.6L 터보 엔진을 비롯해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투입할 쏘나타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60마력과 20.0kg.m의 토크를 내는 스마트스트림 G 2.0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과거의 영광처럼 드높였던 GDI 엔진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여기에 다단화, 혹은 CVT의 이점을 포기한 '6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아마 변속기의 개편은 다음 마이너 체인지 전후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다.

엔진이 갖춘 출력이나 변속기 등의 조합을 보았을 때 강렬한 스타일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운, 전체적으로 무난한 구성이라 할 수 있으며 실제 18인치 휠 타이어를 통해 리터 당 13.0km/L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다. 전체적으로 모나지 않는 수치인 것이다.

매력적인 상품성,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신형 쏘나타의 기능은 무척이나 다채롭고 매력적이다.

보안은 물론 향후 범죄에 사용될 우려도 있긴 하지만 이목을 끌기 충분한 디지털 키의 도입은 물론이고 스마트 키를 통한 주차 보조 시스템의 도입, 향상된 사운드 경험은 물론이고 각종 편의 및 보조 기능 등을 여느 경쟁자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매력적이고 강렬한 무기가 되었다.

자동차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또 브랜드의 입장이나 견해가 달라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서술한 것은은 아직 '보조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자동차의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순간은 '자동차의 하드웨어적인 구조'와 '이에 대한 조율'이 가치 판단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쏘나타 또한 이러한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어떻게 시작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수치에 대해 무척이나 민감해졌다.

특히 A 차량보다 출력이 조금이라도 낮으면 '심장병'이라 비아냥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160마력과 20.0kg.m의 토크는 사실 높은 출력도 아니지만 또 반대로 그렇게 문제가 될, 부족한 출력도 아니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충분히 일상에서의 만족할 수 있는 가속력과 주행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6단 자동 변속기도 제 몫을 다하며 전륜으로 효과적인 출력 전달 미 효율성 개선에 열을 올린다.  특히 변속의 속도나 변속 시의 매끄럽게 다듬어지는 그 모습은 상당히 좋은 모습이다.

그러나 거칠다. RPM이 조금만 올라가더라도 실내 공간에는 성질을 부리는 듯한 엔진의 소리가 들려온다.

시승 차량들에 미리 마련된 음원을 틀고, 보스 사운드의 오디오 볼륨을 한껏 키우지 않으면 그 소리가 상당히 거슬린다. 현대차의 설명으로는 시승 차량들이 아직 양산 사양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품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니, 향후 별도의 시승을 통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향후 다른 파워트레인과 셋업을 갖춘 쏘나타들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그럴지 모르지만 지금의 쏘나타, 그러니까 2.0L 가솔린 사양의 쏘나타에게는 커스텀, 스포츠, 컴포트, 에코 그리고 스마트 등의 드라이빙 모드가 너무 많게 느껴졌다.

어차피 강렬하게 달리기 보다는 일상에서의 드라이빙을 위한 차량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기능만 품으면 될 것 같았는데, '다소 과도한 욕심'이 담겨 있는 것인지, 혹은 더 많은 고객들의 '드라이빙 모드의 변경'이라는 주행의 즐거움을 누리게 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의구심이 들었다.

차량은 분명 다루기에는 어려움이 없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 조작감이 다소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중형 세단, 일반적인 현대의 세단이 '주행 가능한 범주'의 영역에서는 무난하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때때로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있었지만, 노면 상태에 따른 차이가 큰 만큼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었다.

주행 초반 조금 더 풍요롭고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서스펜션의 셋업은 기존의 현대차와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일상적인 부분에서는 최대한 부드럽게 다듬으며 일정 부분의 한계가 넘어서는 순간 다소 투박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다만 이전보다 조금 더 부드러움의 영역이 한층 넓어진 것 같아 향후 조금 더 차량을 상세히 살펴볼 개별 시승을 기대하게 되었다.

좋은점: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 및 기능의 도입

아쉬운점: 답보처럼 느껴지는 드라이빙의 변화

현대가 제시한 타협점

현대의 새로운 쏘나타는 말 그대로 타협점이자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매력적인 디자인은 도로 위에서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고, 또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친구들의 부러움, 시샘을 받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현대차가 지난 시간 동안 꾸준히 지적 받아온 부분에서는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차량이다.

하지만 아직 아쉬운점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아쉬운 점은 이번의 답보를 통해 경쟁자들과의 간격이 더욱 벌어진 모습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이러한 단점을 크게 인지하거나 또 파악하지 않는, 혹은 ‘장점을 더 크게 보는’ 등 여러 이유 덕에 아직 치명적인 비난으로 지적 받고 있지 않지만 부디 더욱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자동차로서는 조금 의아한 진보지만, 상품으로서는 매력적인 개선을 이뤄낸, 현대 쏘나타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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