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스캔들’을 계기로 시작된 마약 단속 한 달 만에 경찰이 523명을 검거, 216명을 구속했다.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란 표현이 무색하다.
경찰청은 25일 마약 수사관 1,000여 명을 투입, 일제 단속을 벌인 결과 검거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구속자는 무려 65%나 늘었다고 밝혔다. 검거된 이들은 투약자가 391명(76.5%)으로 가장 많았고, 판매책 115명(22.5%), 제조 및 밀수책 5명(1%) 등이 뒤이었다. 단순 마약 거래 및 투약에 그친 1차 마약사범은 511명(구속 211명)이 붙잡혔다. 마약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2, 3차 범죄자도 12명(구속 5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주로 술집에서 피해자의 잔에다 필로폰을 몰래 타 마시게 하는 수법을 썼다.
버닝썬이나 아레나 등 강남 유명 클럽에서 마약 혐의로 붙잡힌 이들은 모두 28명(구속 4명)이었다. 버닝썬과 관련된 이들이 11명으로 제일 많았고 13명은 아레나 등 다른 클럽에서 적발됐다. 나머지 4명은 인터넷을 통해 일명 ‘물뽕(GHB)’를 거래하다 붙잡혔다. 강남 클럽이 마약의 온상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번 단속에서는 대담한 범행 수법도 눈에 띄었다. 경북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외국인으로부터 물뽕 4ℓ를 8,000만원에 사들여 2개월 간 400㎖를 유통한 판매총책 등 5명을 붙잡았다.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합성마약인 ‘야바’를 유통하고 투약한 외국인 피의자 4명도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버젓이 대마를 재배하고 이를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게 판 일당 5명도 검거됐다.
경찰은 앞으로 두 달간 단속을 이어간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마약 단속에 조직의 명운을 걸고 있다”며 “마약을 이용한 2, 3차 범죄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