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장래인구특별추계] 3년전 예상보다 10년 당겨져
50년 후 인구 1,200만명↓… 생산가능인구는 2,000만명↓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당초 예상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진 올해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됐다. 초(超)저출산이 심화하며 향후 50년간 우리나라 인구는 지금보다 1,200만명 줄어들고, 특히 ‘일 할 나이’인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00만명이나 급감할 걸로 예측됐다.
이에 반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0년 후 현재보다 1,000만명이 더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저출산ㆍ고령화가 엄습한 우리나라의 어두운 미래다.
◇최악의 경우 내년부터 ‘총인구 마이너스’
통계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2067년 장래 인구 특별추계’를 발표했다. 5년마다 발표되는 장래인구추계는 재정계획, 연금정책 등을 설계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지난 2016년 ‘2015~2065년’ 인구추계 이후 당초 2021년에 발표가 예정됐으나, 통계청은 최근 초(超)저출산 흐름을 반영해 특별추계를 실시했다.
특별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2017년 현재 5,136만명)는 오는 2028년 5,194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고 50년 후인 2067년에는 3,929만명까지 감소한다. 현재 인구보다 1,200만명이 줄어들고, 인구 규모는 1982년(3,932만명) 수준까지 쪼그라드는 셈이다.
당초 통계청은 2016년 말 장래인구추계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2031년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했는데, 불과 2년 만에 이 시점이 3년이나 앞당겨졌다. 또 50년간 인구감소 규모(1,200만명) 또한 2016년 추계(800만명)보다 50%나 확대됐다.
이 같은 결과는 향후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순이동 등 인구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중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중위) 하에 도출된 것이다. 만약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저위 추계)를 가정하면, 인구는 올해 정점(5,165만명)을 찍고 당장 내년부터 마이너스(-) 국면에 접어들어 2067년에는 3,365만명까지 감소한다. 인구 감소 폭은 1,800만명에 달한다. 다만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중위 추계에서 최근의 저출산 상황을 충분히 반영했다”며 “저위 추계 시나리오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져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고령인구는 증가하면서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올해부터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 자연증가가 앞으로는 자연감소로 전환한다는 얘기다. 앞서 2016년 장래인구추계에선 2029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 자연감소 시점은 10년이나 앞당겨진 셈이다.
실제 출생아수 예상치를 보면 2017년 35만명에서 2021년 29만명 수준으로 떨어지고, 2067년에는 21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반해 2017년 29만명이던 사망자수는 2028년에 40만명을 넘어서고 2067년에는 74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자연감소 규모가 갈수록 커져 50년 뒤엔 인구가 한 해 53만명이나 순감된다는 얘기다.
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한 가운데 있게 되는 사람의 연령인 중위연령은 2017년 42.0세에서 2031년 50세로, 다시 2067년 62.2세로 올라가게 된다. 50년 후 총인구의 50%가 62세 이상 인구라고 볼 수 있다.
◇생산연령인구 50년 뒤 엔 ‘반토막’
전체 인구 중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대를 의미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감소세도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7년(3,757만명) 정점을 찍은 생산연령인구는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가 고령인구로 빠져나가는 2020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2067년에는 1,784만명까지 ‘반토막’날 것으로 추계(중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에서 생산연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73.2%에서 2067년 45.4%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3.8%에서 빠르게 증가해 46.5%까지 치솟을 예정이다.
이는 얼마 안 되는 경제활동인구가 예전보다 더 많은 노인과 어린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ㆍ유소년 인구를 가리키는 총부양비는 2017년 36.7명에서 2030년 53.0명→2050년 95.0명→2067년 120.2명까지 늘어난다. 지금은 성인 3명이 노인ㆍ유소년 1명만 부양하면 되지만, 50년 뒤에는 성인 10명이 12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연령대별 인구 분포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인구 피라미드’는 이 같은 현상을 더욱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965년 정삼각형에 가까웠던 인구 피라미드는 2017년 30~50대가 두터운 항아리형으로 변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60~80대가 가장 두텁고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역삼각형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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