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피해자들이 결국 지열발전 관계자들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
포항지진 피해자 1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는 29일 지열발전을 주도했던 넥스지오 대표, 지열발전 대표와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살인 및 상해 협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2017년 4월 지열발전을 위해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도 방치해 포항 지진을 유발했으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와 상해죄”라는 주장이다. 지열발전소 사업 추진 전 과정에 대한 직무유기 의혹 조사도 함께 요청했다. 모성은 범대본 공동대표는 “책임자 처벌은 물론, 지금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 있어 감춰진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열발전소 일대 규모 5.4의 지진으로 850억 원의 재산피해와 1,8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20일 “포항 지진은 근처 지열발전소 때문에 촉발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 이날 포항지진 피해자들의 고통이 여전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국가미래발전정책연구원과 함께 지진 피해자 40명에 대해 심층면접 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의 82.5%가 재난 이후 불안 증세가 나타났다고 답했다. 불면증과 우울증이 생겼다는 응답은 각각 55%와 42.5%다. 수면제를 복용한다는 대답은 47.5%, 자살을 생각해봤다거나, 자살 시도를 해봤다는 응답도 16.1%, 10%에 이르렀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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