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시작 된 국가 정전 사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결국 전력 배급제를 선포했다. 반복되는 정전에 물, 연료 등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이번 국가 정전 사태는 지난 12일 종료됐지만,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며 전력 수급이 불안정했다. 이 때문에 상하수도 처리 시설이 마비돼 베네수엘라 시민들은 화장실에서 쓸 물은 물론 마실 물조차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 터널에서 흘러나오는, 수원지를 알 수 없는 물이라도 받아 마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지 주민인 카리나 카마초(56)씨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더는 참을 수가 없다”며 “하루 대부분을 전기 없이 지낸다”라고 밝혔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수도가 끊겼다. 전화, 카드결제도 안 되고 먹을 것도 구할 수 없다”라는 카마초씨가 이날 닭고기를 사려던 중에도 결제 장비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에 시민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다 1일 지속되는 전력ㆍ수도ㆍ연료ㆍ식량난과 정부의 배급제에 항의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시위에 참여한 요프레 가메즈(32)씨는 “우리는 물과 전기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며 “물 없이 산 지 벌써 20일이 넘었다”고 로이터 통신에게 밝혔다.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역시 “우리는 계속 시위하고, 요구하고, 베네수엘라의 거리를 점령할 것이다”고 발표했다.
30일간의 배급 체제 동안 근무시간은 오후 2시까지 단축되며 지난주에 시작된 휴교령 역시 계속된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0년과 2016년에도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매일 수 시간씩 전력 공급을 차단한 전적이 있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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