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간부들이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법안의 논의가 진행 중인 국회를 찾아가 잇단 기습 시위를 벌였다.
2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과 윤택근, 정혜경, 엄미경, 봉혜영 부위원장 등 8명은 이날 오후 3시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김학용 위원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면담을 거절 당한 이들은 기습적으로 환노위원장실 방문을 시도했으나 국회 방호원들에게 막혔다. 그러자 민주노총 간부들은 건물 앞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8명은 오후 4시15분쯤 경찰에 연행됐다.
민주노총은 “김학용 위원장을 만나 국회의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개악 논의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관련 제도 개선과 경총의 노조법 개악 요구의 부당함을 역설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학용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학용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면담을 거부한 사실이 없다”며 “민주노총 측에서 김명환 위원장 면담 요청이 있어 오후 2시30분에 환노위원장실에서 면담을 하자고 민주노총 측에 전달했는데, 면담 직전 민주노총에서 위원장 대신 부위원장 참석을 통보해 왔다. 이에 김학용 위원장은 당초 요구대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면담하겠다고 민주노총에 통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상진,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은 오후 3시6분쯤 국회의원 회관 옥상에 올라가 ‘노동개악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라고 적힌 길이 20m 현수막을 늘어뜨리는 기습 시위를 했다.
민주노총은 ‘노동법 개악 저지ㆍ노동기본권 쟁취’를 주장하며 지난 1일부터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5일까지 집중 투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이 말하는 노동법 개악은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 방안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이 들어간 근로기준법 개정 움직임을 의미한다. 노동기본권 쟁취는 해고자ㆍ실업자ㆍ교사 등의 노조 할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는 내용의 ILO 핵심협약 비준을 뜻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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