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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경찰, 의도적으로 청와대 ‘김학의 인사 실수’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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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경찰, 의도적으로 청와대 ‘김학의 인사 실수’ 기다렸다”

입력
2019.04.05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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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민정수석…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인터뷰 

 검경 수사권 조정 때문에 사달 

 정권 초 경찰이 사실상 항명한 것 

 박근혜 대통령에 야단 많이 맞아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청와대의 김학의 전 차관 내정 발표가 있던 2013년 3월 13일 ‘성범죄 동영상이 있다’고 보고한 경찰 수사팀을 두고 “의도적으로 청와대 (인사 참사) 실수를 기다린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곽 의원은 경찰의 검증 비협조 태도를 거듭 주장하며 “사실상 항명”이라 규정했다. 그 배경을 두고는 “검찰 출신이 민정수석실에 대거 포진해 검경 수사권 조정에 지장이 초래되리라 봤기 때문”이라 판단했다. 곽 의원은 당시 경찰 내사 등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으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대상으로 올라있다.

_경찰 수사팀은 2013년 3월 초부터 내정 전까지 김 전 차관 성비리 관련 첩보를 수차례 올렸다는데.

“경찰이 첩보니 내사니 어렵게 구분 짓는데, 간단하게 말해 민정수석실에선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필요했던 것이다. 경찰의 추문 이야기만 듣고 대통령한테 가서 ‘확실하다. 임명하면 안 된다’고 건의하나. 현직 고검장 전보 인사를 증거도 없이 조치하는 것이야말로 권한 남용이다.”

_왜 경찰에 내사 여부를 계속 캐물었나.

“검증 책임을 지는 우리도 동영상이 있다면 같이 봐야 한다. 내가 분명히 비서관들한테 확인할 것은 하라고 지시했다. 비서관들이 김학배 수사국장한테 전화해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밟았을 것이다. 경찰도 김 전 차관 내정 때까지 내사 진행은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발표 당일 오후에야 경찰이 줄곧 없다고 했던 동영상을 입수했다면서 한 장짜리 보고서를 냈다고 들었다.”

_경찰이 뒤통수를 쳤다고 보나.

“의도적이라 의심한다. 바로 다음날(14일) 언론에 동영상 관련 보도가 경찰발로 나왔다. 언론에 흘린 거다. 그때부터 청와대는 굉장히 코너로 몰렸다. 우리한테 안 주던 동영상을 경찰 고위간부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한테는 3월 초에 먼저 줬다고 하지 않나. ‘내사 중단 대비 보험용’으로 야당 의원에게 미리 준 것인데, 청와대가 내사를 중단시키길 경찰이 내심 바랐던 것 같다. 영상을 넘기지 않고 김학의 사진만 캡처해 보여줬어도 대통령에게 내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고할 수 있었다.”

_경찰이 왜 그랬다고 보나.

“검경 수사권 조정 때문이다. 민정수석실에 검찰 출신이 다 들어가 있어서 지장을 줄 거라 경찰이 본 거고, 이 사달이 났다. 정권 출범 초기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상태에서 경찰이 사실상 항명한 거다. (정권에 큰 부담을 주는 인사) 내정 발표를 해버리는 실수가 나오길 기다린 것이다.”

_청와대에서 대통령 뜻을 전하며 경찰을 질책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찰이 내사ㆍ수사 다 했다. 국과수에 동영상 감정 의뢰도 경찰 자체 판단으로 다 했다. 실제 압박했다면 동영상 CD를 갖고 있던 야당 의원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_검찰 과거사위의 수사권고 대상에 올랐는데.

“민정수석실 업무 특성을 모르고 내린 결정이다. 검증 취지에서 벗어난 어떤 행동을 했으면 수사 방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순 있지만, 전혀 없다. 25일 행정관이 국과수에 간 것도 경찰로 감정 결과를 보냈다니 확인 차 간 것이다. 경찰이 뒤늦게 동영상 보고를 한 경위를 물은 걸 수사 방해성 질책으로 연결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_당시 수사팀을 문책 인사해 사실상 와해시켰다.

“당시 인사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난 (경찰 분야) 인사권자가 아니다.”

_김 전 차관 동영상 파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뭐라고 했나.

“야단을 많이 맞았다. 여러 가지로 곤혹스러웠다. 어떻든 검증을 잘못했고 결과가 안 좋아서 무한책임을 지는 거라 생각을 한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한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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