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옥계 산불도 동해시쪽으로 남하
주택 125채ㆍ망상 오토캠핑장 쑥대밭
헬기 51대ㆍ1만명 투입 진화 안간힘
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시작해 속초로 번진 산불로 여의도 면적(290㏊)에 맞먹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인제와 강릉 옥계, 동해에서도 산불이 이어져 산림 130㏊가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산불재난에 대응하고 있다.
5일 동해안산불방지센터에 따르면 고성 토성면 일성콘도 인근 변압기 화재로 시작된 산불로 산림 250㏊가 불에 탔다. 무려 축구장 350개에 달하고 서울 여의도 면적과 맞먹는 면적이다. 이불로 5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대피와 진화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고성과 속초시내 주택 125채가 불에 타 4,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진화작업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밤이 늦도록 초속 10m에 가까운 강풍이 불면서 혼비백산한 주민 2,155명이 고성 동광초교와 속초 영랑초교 등으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또 불길이 속초시내를 덮치자 도시가스 고급이 중단됐고, 일부 휴대폰 기지국도 피해를 입어 통신이 두절되기도 했다.
육군 8군단 소속 장병 1,465명도 파죽지세로 뻗어가는 불길이 부대와 탄약고를 위협하자 대피 작전에 들어갔다.
이날 새벽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도 소형태풍급 바람을 타고 동해로 남하했다. 파죽지세인 이 불은 순식간에 주택 110여채를 집어 삼켰고,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망상 오토캠핑장과 고속도로 휴게소도 불에 탔다.
산림ㆍ소방당국은 날이 밝자 세 곳 산불 현장에 헬기 51대와 인력 1만명을 투입, 진화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긴급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산골짜기에 거주하는 주민을 일일이 확인하고 연락해 대피하도록 하고 날이 밝는 대로 헬기를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식목일 기념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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