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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사랑ㆍ약혼자 공개… 숱한 스토리 떠다니는 ‘포피스 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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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사랑ㆍ약혼자 공개… 숱한 스토리 떠다니는 ‘포피스 폰드’

입력
2019.04.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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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진영 “호수의 여왕 되기 위해 5년을 기다렸다” 

 캐디 브루커 3번째 입수 기록도 

고진영(가운데)이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고 있다. LPGA 페이스북 캡처
고진영(가운데)이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고 있다. LPGA 페이스북 캡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는 재킷 대신 가운을 먼저 걸치고, 트로피 대신 타월을 먼저 든다. 우승자 18번 홀 옆에 있는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에 뛰어드는 독특한 전통 탓이다. 이 대회 상징이기도 한 포피스 폰드 입수는 수많은 LPGA 투어 선수들이 꿈꾸는 장면이다. 캐디, 가족, 관계들과 함께 입수해 우승의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어 기쁨은 두 배다.

올해 포피스 폰드에 뛰어든 주인공은 지난해 LPGA 신인왕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으로, 한국 선수로는 2004년 박지은,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에 이은 다섯 번째다.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ㆍ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생애 첫 LPGA 메이저 대회 우승을 따냈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뒤 2주 만의 우승이자 투어 통산 4승째다.

입수에 앞서 “호수의 여왕이 되기 위해 5년을 기다렸다”고 밝힌 그는 “언젠간 뛰어들고 싶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실현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소감을 마친 그는 캐디 등과 함께 힘차게 연못으로 달려가 시원하게 뛰어들었다. 고진영은 차가운 수온을 감수하면서 한동안 몸을 담그며 기쁨을 만끽했다. “찬물로 샤워하진 않지만 이런 거라면 100번이라도 할 수 있다”고 밝힌 재작년 우승자 유소연(28ㆍ메디힐)의 기쁨을 그 또한 실감한 것이다. 고진영의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는 이날 우승으로 3번째 입수했다.

이 대회의 명물로 꼽히는 포피스 폰드는 과거 대회 진행책임자였던 테리 윌콕스의 별명에서 땄다. 그의 손주 7명이 윌콕스를 ‘포피’라고 부른 데서 연못 이름을 땄다고 한다. 손주들을 향한 할아버지의 각별한 사랑이 녹아있는 셈이다. 세계적 선수들이 뛰어드는 만큼 ‘인공연못(pond)’은 대회 때마다 수영장 수준의 확실한 수질관리가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입수 세리머니의 시작은 약 30년 전인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에이미 앨코트가 이 대회 전신인 나비스코 다이나쇼어에서 우승한 뒤 처음 호수에 뛰어 들었고, 3년 뒤 또 한번 우승하고 뛰어들었다. 이후 이 대회 우승자들이 속속 연못에 빠지면서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만큼 이 연못엔 숱한 스토리도 떠다닌다. 2013년 박인비는 당시 약혼자였던 남편 남기협(38)씨와 이 연못에 뛰어들며 전 세계에 사랑을 과시했고, 2011년 우승자인 미국 스테이시 루이스 부모는 딸과 함께 연못에 뛰어들었다가 종아리뼈 골절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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