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60·미국명 로버트 할리)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수원지법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하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피의사실에 대한 증거자료가 대부분 수집돼 있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면서 영장 기재 범죄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주거가 일정한 점, 종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하씨는 이날 간단한 절차 이후 곧바로 석방된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하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씨는 이달 초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하 씨가 마약을 구매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서 지난 8일 오후 4시 10분께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하 씨를 체포했다.
같은 날 하 씨의 자택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에서는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가 발견됐다.
또 하 씨의 소변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온데다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 십 만원을 송금하는 모습이 담김 폐쇄회로(CC)TV도 확보했다.
경찰은 하씨가 혼자 투약했는지, 유통경로와 판매책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하씨는 2017년과 지난해에도 마약 투약 관련 수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에 출석하면서 체모를 모두 제모하고 머리를 짧게 자른 후 염색을 해 의심을 샀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검사(소변 및 모발 등)에서 음성반응이 나오고 이렇다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은 두차례 모두 불기소 의견(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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