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 12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1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한ㆍ미 두 정상간의 ‘톱다운’식 대화를 통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실무 방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7번째이자,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이뤄진 회담 이후 4개월 만에 열리는 회담이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안착했다. 서울공항을 이륙한 지 13시간 40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빈관에서 휴식을 취한 뒤 11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외교 일정을 시작한다. 먼저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차례로 접견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오쯤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2시간가량 만나며 비핵화 해법을 두고 머리를 맞댄다. 정상회담은 정상 내외가 참석하는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으로 시작한다. 이어 핵심 각료 일부만 참여하는 소규모 정상회담이 열린다. 우리 측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미 측에서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각각 배석한다. 이후에는 핵심 각료 및 참모들이 배석해 이뤄지는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이 열릴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 두 정상간의 큰 틀에서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청와대가 비핵화 진전을 위한 ‘연속적 조기수확’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만큼, 중간 단계의 ‘딜’(거래)을 포함한 단계적 대북보상론과 관련한 언급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유엔 결의안으로 대변되는 핵심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 이행 상황에 따라 ‘일괄타결식 빅딜론’에서 다소 물러나 일정 정도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식의 유화 제스처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에 따른 부분적 제재완화를 놓고 어느 정도 한미 정상이 어느정도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한편 김 여사는 11일 오전 워싱턴 인근 초등학교를 방문한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일대일 오찬을 한다. 한국 대통령의 방미 시 한미 정상 부인이 단독으로 오찬을 하는 것은 30년 만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귀국길에 올라 한국시간으로 12일 밤늦게 서울공항에 도착할 듯하다.
워싱턴=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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