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유가족·시민 등 200여명, 오후 2시 개관식 가져
약 4년 8개월간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킨 세월호 천막이 떠난 자리에 12일 서울시 추모시설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남측 광장에서 박원순 시장과 세월호 유가족, 시민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 사회에 대한 가치를 공유할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79.98㎡(약 24평) 규모의 목조 건물로 전시실 2개와 시민참여공간, 안내공간으로 구성된다.
전시공간에는 '그날의 기억', '기억을 담은 오늘', '내일의 약속' 등을 주제로 세월호 천막에서 전시공간까지의 변화과정을 담은 영상이 재생된다. 전시공간 내 키오스크(KIOSK, 무인 정보 단말기)에는 관람객이 전한 추모와 위로의 메시지가 공유된다.
박 시장은 장훈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유가족과 함께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안전사회에 대한 다짐의 의미를 담은 '약속의 손도장'을 찍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월호 텐트는 떠났지만 이 자리를 텅 비어둘 수는 없었다”는 말로 기억ㆍ안전 전시공간의 의미를 강조했다. 박래군 4ㆍ16연대 공동대표는 “이 곳은 잘못된 나라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응집된 곳이자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열심히 활동했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함께했다.
세월호 천막은 참사 3개월 만인 2014년 7월 유족이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설치한 뒤 최근까지 광화문을 지켰다. 유족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서울시와의 합의에 따라 지난 3월 17일 천막 내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한 뒤 18일 천막을 자진 철거했다. 서울시는 광장 재구조화 사업 일정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이후 운영 방안은 유가족과 협의하기로 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항을 떠나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는 전남 진도 맹골수도에서 급변침 도중 전복됐다. 이 사고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 등 299명이 숨지고 5명의 시신이 수습되지 못 했다. 서울시와 4·16가족협의회는 13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를 연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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