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미선과 동시 처리 안 하면 보이콧”
박지원도 불참해 의결정족수 미달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키를 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 불참하면서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이미선ㆍ문형배 동시처리’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과 박 의원이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10명 이상)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그간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자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보고서 재송부 요청으로 열린 이날 회의를 여당이 보이콧하고 야당은 ‘적극 처리’를 촉구하면서 이례적 상황이 속속 연출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적격자인 문 후보자에 대해서만 보고서 채택을 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동시처리가 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탓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문 후보자 보고서만 채택될 경우,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민주당조차도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이런 사정으로 이날 회의에서 여야가 바뀐 듯한 발언이 오갔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위원장은 “18일까지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해달라는 문 대통령 요청이 있었는데도 민주당이 회의에 불참했다”며 “문 후보자 보고서 채택에 대한 3당 간사 협의가 없었어도,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했기 때문에 민주당도 문 후보자에 대한 안건 상정에 동의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지금까지 간사 협의 없이 안건을 상정한 적이 없다”며 “위원장의 말씀은 극단적 해석에 근거한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회의장을 나갔다.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대통령이 문 후보자를 지명하고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까지 한 상황에서 보고서를 채택하려는 야당의 충정을 여당이 왜 이렇게 짓밟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여당이 보고서 채택 회의를 보이콧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하려던 야당은 돌발 변수를 만났다. 회의 참석이 예상됐던 박지원 의원이 회의 시작 40분이 지났는데도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안건 표결을 위해선 법사위 소속 의원(18명) 중 절반 이상(10명)이 참석해야 하는데 박 의원이 불참하면서 출석 인원은 9명에 그쳤다.

여 위원장은 “박 의원까지 출석해야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데 오늘 참석하겠다던 박 의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평화당 쪽에서 ’다른 일정이 생겨서 회의 참석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정회하고 여 위원장이 박 의원과 직접 통화를 시도했지만 박 의원은 물론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조차 전화를 받지 않아 회의는 마무리됐다.

이에 박 의원 측은 “애초 회의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목포에 일정이 생겨 내려온 것”이라며 “여 위원장이 일반전화로 (의원에게) 전화한 것 같은데 일반전화는 받지 않는 습관이 있다”고 해명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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