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폰 `갤럭시 폴드` 시제품에서 화면 꺼짐 등 품질 불량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놓고 제조사 삼성과 미국 기자ㆍ리뷰어들 간에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쉽게 떼어지지 않는 화면 보호 필름을 일부러 떼어낸 게 문제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리뷰어들은 "화면 보호 필름을 떼어내지 않은 기기에서도 품질 불량 문제가 생겼다"며 더 정확한 해명을 내놓으라고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 일부 현지 매체는 이번 사건을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과 연관 지어 "삼성이 큰 위기에 빠졌다"는 보도도 내놓고 있다.
19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시제품에서 화면 꺼짐, 부속품 돌출, 힌지(연결) 부분 솟구침 등의 문제가 생기자 "화면 보호 필름을 제거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품질 불량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시제품 수거에 돌입했다. 또 미국 언론에 보낸 설명자료를 통해 "일부 리뷰어들이 화면 보호 필름을 제거한 것이 스크린 꺼짐 현상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더 정확한 문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제품을 수거해 정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설명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 화면 보호 필름은 설계상 스크린 구조의 일부분으로 쉽게 떼어낼 수 없도록 제품에 접착돼 있다. 삼성전자가 화면 보호 필름을 제거하지 말라는 안내를 충분히 하지 못했더라도, 잘 떨어지지 않는 필름을 일부러 떼어내서 제품이 불량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은 현지 언론과 리뷰어들의 `삼성 때리기`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국내에서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호 필름은 접착제로 스크린과 견고하게 붙어 있어 손으로 쉽게 떼어 낼 수 없다"며 "보호 필름을 허술하게 접착한 것이 제조상 결함 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리뷰어들의 행동을 두고 미국에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시민이 "리뷰어들이 화면 보호 필름을 굳이 왜 제거했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남기자 해당 리뷰어는 "아무도 화면 보호 필름을 제거하지 말라는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바로 맞대응하기도 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기자들은 화면 보호 필름 이슈를 넘어 갤럭시 폴드의 기기 결함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더 버지`의 디터 본 기자는 "화면 보호 필름을 제거하지 않은 기기에서도 부품이 튀어나오거나, 연결 부분이 솟아오르는 결함이 발생했다"며 "(필름 제거 때문이라는) 삼성의 해명은 시제품에서 발견된 제품 불량 원인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도 이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시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품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을 수거해 조사를 해야 품질 문제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 품질 문제 논란이 확산되자 현지 일부 매체들은 2년 반 전 배터리 발화로 단종됐던 ‘갤럭시노트7’ 사태를 다시 소환하며 삼성이 제품 출시를 미뤄야 한다는 논지의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품질에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예정대로 26일 현지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과 대다수 IT 전문가들도 이번 논란이 갤럭시 폴드의 제품 출시 연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N 비즈니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업계 혁신가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갤럭시 폴드의 제품 출시를 미루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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