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부활절인 21일(현지시간) 발생한 연쇄 폭발로 인한 사망자 수가 228명으로 늘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 13명을 체포됐으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편 미 CNN 방송은 스리랑카 정보 당국이 사전에 테러 계획을 알고 있었던 정황을 보여주는 메모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수도 콜롬보 등 8곳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폭발로 228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한 용의자 13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모두 스리랑카인이라고 말했다. 이중 10명은 범죄수사부에 넘겨진 상태다. 아직 정확한 범행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루완 위제와르데나 국방장관은 이번 연쇄 폭발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한편 CNN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 이날 공격이 발생하기 이미 몇 주 전에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보안 강화를 요청하는 메모가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메모에는 이달 11일자로 된 스리랑카 경찰차장(DIGP)의 서명이 있다.
이날 메모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하린 페르난도 통신부 장관은 “일부 정보요원들은 이 사고를 미리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조치에 늦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이 경고를 무시한 이유와 관련해 중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이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경고문은 이슬람단체 내셔널 타우힛 자맛(NTJ)에 의한 자살폭탄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메모는 "NTJ 리더 모호마드 사하란에 의한 자살공격 계획과 관련한 정보가 접수됐다는 정보국 성명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메모는 “각별한 관심과 함께 담당 지역에서 특별 보안 조치를 실시하도록 요원들에게 알려달라고”고 요청했다. CNN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신인은 전직 대통령, 장관 등의 경호 담당부서 국장으로 돼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콜롬보에 있는 성 안토니오 성당을 시작으로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주요 호텔 3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비슷한 시각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가톨릭교회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에서도 폭발이 발생하는 등 모두 8곳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AFP통신은 이 가운데 2곳은 자살폭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발 전 상태의 폭발장치가 발견되기도 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급조한 폭발장치가 콜롬보에서 30km 떨어진 공항 근처에서 발견돼 뇌관이 제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대변인은 해당 장치가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서 2km 떨어진 도로에서 발견됐으며, 당시 플라스틱 파이프 안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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