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통해 자본확충ㆍ유동성 지원
거제, 영암ㆍ목포ㆍ해남, 울산 동구 등 5곳 산업위기대응지역 2년 연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상황이 양호하고 대주주가 인수합병(M&A) 동의를 포함한 신뢰할만한 자구안을 제출한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1조6,000억원 투입 방안에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인 Stand-by L/C 3,000억원 가량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는 “아시아나항공도 수익성 낮은 노선의 폐쇄 등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 올해 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M&A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사태의 핵심은 신뢰”라면서 “감사의견 논란에 따른 신뢰 훼손이 사태의 시작이었고, 신뢰할 만한 자구안 마련이 문제해결의 기초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자구안의 착실한 이행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와 관련 기관 등의 적극적 협조와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6곳 중 거제, 통영ㆍ고성, 창원 진해구, 영암ㆍ목포ㆍ해남, 울산 동구 등 5곳에 대해 현장실사와 전문위원 검토 결과를 토대로 2021년 5월까지 2년간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연장한다고 강조했다.
군산은 2020년까지 이미 지정돼 있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 대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긴급경영안정자금, 희망근로사업 등 금융과 고용지원을 확대하고 대체 보완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작년 11월 발표한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 보완 대책도 내놨다.
홍 부총리는 “중소 조선사의 보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선수금환급보증(RG) 2,000억원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며 “제작금융 보증은 수주 계약이 있다면 조선업종이 아니더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2ㆍ3차 협력업체까지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ㆍ관ㆍ학 합동 ‘조선산업 상생발전 협의회’를 발족해 글로벌 조선산업의 친환경·스마트화를 주도하기 위한 중장기 시계의 ‘미래 선박 발전 로드맵’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며 “단기적으로도 고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설계 인력 등 전문인력 양성 지원을 2,263명으로 3배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와 관련해서는 “채권단이 관련 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면서도 “제3자는 도와줄 수는 있어도 자립하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현대상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적 원양선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경영 실사보고서에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영업손실 5,765억원, 당기순손실은 전년보다 32.1% 커진 8,083억원을 기록하면서 유창근 사장이 물러나기도 했다.
정부는 현재 현대상선이 초대형ㆍ고효율 선박 등 하드웨어 확충과 전문가 영입 등 경영혁신을 동시에 추진 중이라며 2020년 이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안건인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대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올해는 해운재건 성과를 가시화하는 시기”라며 “현대상선의 얼라이언스 가입, 친환경 선대체제 개편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화물 증대, 선박 경쟁력 확충, 선사 경영안정 등을 3대 목표로 제시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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