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익 기장 부친 “임무 다하고 돌아오라” 유언
문재인 대통령이 부친상을 당하고도 중앙아시아 순방 일정을 완수한 공군 1호기 기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네티즌들도 기장의 책임감에 감사를 표했다.
청와대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군 1호기를 비행한 박익 기장의 아버지이신 박영철님께서 19일에 영면하셨다”며 “월남전 참전용사인 아버지는 ‘임무를 다하고 돌아오라’라고 유언하셨고 아들은 그대로 따랐다.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2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는 여당 정치인과 장관 등 영접 인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착륙 직후 바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는 대신 조종석을 먼저 찾았다고 한다.
청와대 페이스북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박 기장과 마주 앉아 “이 좁은 곳에서 고생이 정말 많으셨다. 많이 힘드셨을 텐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위로를 전했고, 박 기장은 “공무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박 기장은 대한항공 소속으로 보잉 B747 기종을 운항하는 기장이다. 월남전 참전용사인 부친은 임실호국원에 안장됐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도 세심하게 잘 챙기긴 했지만, 박익 기장님 진짜 멋지시고 훌륭하시다”, “임종의 순간에도 자식의 임무를 생각하신 고인과, 부친의 마지막보다 맡겨진 임무를 다하신 기장님. 존경스럽다”, “수고하신 기장님과 고인이 되신 부친님 모두 훌륭하십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감동이다”, “잘 한 것은 칭찬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3개국을 순방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독립유공자 계봉우, 황운정 선생 내외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했다. 특히 청와대가 선생 내외의 유해를 화물칸 대신 공군 2호기 좌석에 고정해 수송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지며 칭찬이 이어졌다.
김태헌 기자 119@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