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25일 북러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합의문 발표가 없어도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북러 양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날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에 거의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북러 관계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러시아가 적극 참여하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엔샤오민(廉晓敏)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펑파이신문에 “회담 합의문이나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더라도 상관없다”면서 “양측이 세를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비핵화 외교의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전날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이 “북러 양국의 고위급 교류와 협력 강화를 환영한다”며 “중국과 전면적 전략 파트너 관계를 맺은 러시아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과 다를 바 없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과 맞설 또 하나의 카드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양단즈(楊丹志)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원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김정은 위원장은 외교정책을 다변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만난 것”이라며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받고, 향후 미국과의 회담을 앞두고도 더 많은 지렛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빙(陈冰) 선전특구보 논설위원은 “러시아가 앞으로 북핵 문제에 어떻게 개입할지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회담 경험이 많은 러시아에게 배움으로써 북미 간 교착 상태를 돌파할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