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3년, 3대 허들 넘어’ 주제… 국내외 석학, 전문가들 열띤 토론
경제난관 극복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ㆍ사회안전망 확충 병행 ‘공감대’
다음달로 출범 3년 차에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가 현재 직면한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점점 커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 확충과 노동시장 유연화가 적절히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2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 공동주최로 ‘문재인 정부 3년, 3대 허들을 넘어: 노동개혁, 대기업정책, 혁신과 가치 충돌’을 주제로 열린 ‘2019 한국포럼’에서 경제와 산업, 노동 분야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고용은 안정적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유연해야 하는가’, ‘재벌을 규제대상으로만 봐야 하는가’, ‘전통ㆍ혁신 산업의 공존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등 우리 경제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풀고 가야 할 여러 난제의 해법을 두고 장시간 머리를 맞댔다.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출과 무역, 기술력으로 버텨온 우리 경제는 더 이상 안주하거나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우리 발목을 잡고 있는 노동 개혁과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한 만큼 과감한 양보와 대승적 타협을 통해 바꾸고,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 강연은 거시경제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201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가 맡았다. 사전트 교수는 “정부의 주된 역할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모두 통용되는 일반적인 게임의 규칙을 설계하고, 시장 실패를 공공재 등을 통해 교정하며, 소득을 재분배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다른 기조강연자인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그간 우리 경제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지만 양극화 심화라는 부작용도 겪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포용성과 역동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조 강연 이후 ‘겉도는 노동개혁,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1세션에서는 토론자들이 노동개혁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 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노동계는) 산업별이 아닌 기업별 노조 중심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 격차가 구조화되고 확대됐다”면서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해 초기업 단위 노조, 산업별 노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해야 할 노동개혁 과제로 사회안전망 강화와 노동시장 유연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등이 거론됐지만 토론자들은 우선 순위를 달리했다.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전 노동부 장관)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직업훈련, 능력개발 고용서비스, 학교교육 등)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제안한 반면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통계청장)는 “중소기업 근로자 등 취약계층이 사회안전망에서 빠진 상태”라며 사회안전망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정책, 규제인가 육성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2세션의 주제 발표를 맡은 야나기마치 이사오 일본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교수는 “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과 일본 기업은 오너경영이 경쟁력의 원천이었지만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고, 정부와 기업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급속히 성장했던 과거 모델은 한계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 혁신의 기초이자 경제 당국자들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우리 경제질서를 평평하게 만듦으로써 많은 경제 주체들, 특히 우리 젊은이들이 모험에 도전할 수 있는 혁신적 경제 환경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세션 ‘혁신과 사회적 가치 충돌 어떻게 풀 것인가’의 주제발표자로는 공유경제 웹진 ‘셰어러블’의 닐 고렌플로 창립자가 나서 한국에서 논란이 된 승차 공유 서비스를 짚고 넘어갔다. 그는 “공유 경제를 이윤 추구와 같은 조악한 관점에서 접근하면 4차 산업혁명 뒤에 숨은 끔찍한 면모에 고통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제발표를 맡은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새로운 사업 모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앤 ‘평평한 운동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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