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사개특위 위원 권은희→임재훈 교체
민주당 ‘비상대기령’에 한국당 ‘총동원령’으로 맞불
문희상 국회의장은 25일 선거제 개혁ㆍ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ㆍ검경 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몸싸움으로 이어지자 ‘경호권’을 발동했다. 바른미래당은 공수처 신설과 검ㆍ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사법개혁특위 소속 의원을 하루에 2명이나 교체했다. 한국당은 격렬히 반발했고, 2012년 국회 선진화법 제정 이후 7년 만에 ‘전투대열’ 지시를 내리는 등 실력저지에 나섰다. 사실상 선진화법이 무력화되면서 다시 ‘동물국회’로 돌아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날 각각 ‘비상대기령’과 ‘당직자ㆍ보좌진 총동원령’을 내리며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두 당의 작전은 사개특위 소속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사보임 절차에 따라 본격화됐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반발을 피해 팩스로 사보임 요청서를 접수했고, 문 의장은 병원에서 승인했다.
사개특위 소속 의원이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바뀌자, 한국당 의원들은 채이배 의원실로 몰려가 채 의원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감금했다. 민주당은 법안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의결 절차를 밟기 위해 소속 의원들에게 종일 국회에 머물게 했다.
그러나 사개특위 소속인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공수처 법안에 이견을 드러내 법안 논의는 공전을 거듭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4시간 정도 지체되자 김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의원을 권 의원에서 임재훈 의원으로 또 다시 교체했고, 저녁 6시쯤 법안 작성을 마쳤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법안을 접수하는 국회 의안과를 점거하는 상황을 고려해 팩스로 법안을 제출했다. 한국당은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팩스기에 문제가 생겼고, 민주당은 법안을 이메일을 통해 제출했다.
한국당이 의안과까지 봉쇄하자 문 의장은 법안 의결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저녁 7시20분쯤 경호권을 집행했고, 한국당 의원들과 경호팀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여야 4당은 저녁 9시쯤 사개특위ㆍ정개특위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한국당의 저지로 지연됐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반드시 오늘의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 고발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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