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와 동업자 유인석(34) 유리홀딩스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로써 3개월간 이어진 ‘버닝썬 스캔들’ 수사가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경찰 유착 의혹 수사는 미진하다. 경찰은 이 부분에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서울 내자동 서울경찰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버닝썬 수사가 3개월간 진행되면서 사건이 하나, 둘씩 종결돼가는 시점”이라면서 “승리와 유씨에 대한 수사를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하고, 경찰 유착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승리와 동업자 유씨에 대해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이번 주 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승리는 2015년 12월 서울의 유명 호텔에서,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 생일 파티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승리의 혐의 입증을 위해 성매매 대가로 지급된 돈의 흐름을 추적해 왔고, 2015년의 경우 승리가 당시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를 이용해 호텔 투숙비 3,000만원을 결제한 사실을 포착했다. 팔라완 파티에서도 유흥업소 여성을 동원한 40대 여성에게 약 1,5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승리를 15차례 소환 조사해왔다. 원 청장은 “사안의 중대성, 도주 우려, 증거 인멸 등을 고려할 때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신병 처리 문제를 예단할 수 없지만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3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버닝썬 스캔들 수사에 착수한 이후 불법 촬영 유포, 마약 투약,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모두 23명의 피의자를 구속 송치했다.
하지만 경찰 유착 의혹 수사는 상대적으로 더딘 진행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유흥업소 유착,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입건된 현직 경찰은 11명에 이른다. 승리와 유씨가 운영했던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에 개입한 윤모(50) 총경, 클럽 ‘아레나’ 실소유주 강모(46)씨가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클럽 ‘아지트’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경찰관 2명 등 유흥업소의 편의를 봐준 경찰관만 8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혐의가 확정돼 구속영장이 신청된 경찰관은 없다.
경찰이 상대적으로 증거 확보가 쉬운 가수 정준영(30ㆍ구속)의 단체대화방 불법촬영 사건과 대대적인 ‘마약 범죄와의 전쟁’에만 집중하고 제 식구 수사에 유난히 뜸을 들인다는 뒷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찰은 철두철미한 수사를 위해 시일이 소요된다는 입장이다. 원 청장은 “영장 집행을 통해 계좌 추적, 통신 수사 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것”이라면서 “유착 부분은 예외 없이 냉정하게 사법처리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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