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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죽었다” 드러누운 한국당, 여야 4당은 숨바꼭질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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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죽었다” 드러누운 한국당, 여야 4당은 숨바꼭질 회의

입력
2019.04.29 23:02
수정
2019.04.30 00:5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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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회의장 입구 원천봉쇄, 장소 변경하자 “도둑회의” 항의 

 특위위원장 질서유지권 발동… 여야 설전 이어지며 아수라장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본청 220호에서 507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뒤늦게 도착, 문 앞에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2019.4.29 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본청 220호에서 507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뒤늦게 도착, 문 앞에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2019.4.29 연합뉴스

여야 4당(자유한국당 제외)이 29일 심야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를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선거제 개편안), 사법개혁특별위(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ㆍ검경수사권 조정)를 한국당과 숨바꼭질 끝에 기습적으로 열었다. 뒤늦게 회의 장소가 바뀐 사실을 알게 된 한국당은 “도둑회의를 멈추라”며 반발했고 특위 위원장들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며 회의를 이어갔다.

패스트트랙 처리가 임박한 오후 10시를 전후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가 예정된 445호, 220호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220호실 앞에 모인 한국당 의원들은 “좌파독재 연장 선거법 결사 반대한다”고 외쳤고, 사개특위 회의가 예정된 445호 복도는 중진 의원 중심으로 배치돼 회의장 입구를 원천봉쇄했다. 회의장 출입문에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플래카드를 붙인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26일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드러누운 상태에서 “독재타도, 헌법수호”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의 결사저지에 여야 4당은 애초 계획된 10시에 회의를 열지 못했고, 회의장으로 예정된 220호, 445호실이 아닌 507호(문화체육관광위 회의실), 604호(정무위 회의실)로 장소를 옮기는 ‘숨바꼭질 회의’ 개의를 시도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사개특위 위원장과 심상정(정의당) 정개특위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445호실 앞에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과 설전을 벌이던 한국당 정개특위 간사 장제원 의원은 “정의당이 우리를 유인하는 사이, (여야 4당) 정개특위 위원들이 정무위 회의실을 장악하고 있다”며 “제게 전화나 문자없이 날치기해서 패스트트랙을 태우려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20호 앞에서 대기하다 뒤늦게 사개특위 회의 장소 변경 소식을 듣고 507호로 달려온 한국당 의원들은 “왜 도둑회의를 하느냐, 문을 열어달라”며 항의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본청 220호에서 507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기고,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뒤 나중에 출입을 허용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2019.4.29 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본청 220호에서 507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기고,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뒤 나중에 출입을 허용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2019.4.29 연합뉴스

오후 10시 40분쯤 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들은 정개특위, 사개특위 회의장에 입장에 성공했고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보좌진, 바른미래당 반대파 의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날치기, 날치기”를 외쳤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10시 50분,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52분, 개회를 선언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당 의원들이 입장하자 회의장은 항의성 의사진행발언과 “독재타도, 헌법수호” 구호에 아수라장이 됐고 이상민 위원장은 회의 진행 방해를 처벌하는 국회법 조항을 설명하며 “구호 외치시는 분들은 당장 멈추시고 국회사무처 직원들은 퇴장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공수처법을 대표발의한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야당 항의에 목소리가 묻히자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 필요성을 목청을 높여 외치기도 했다.

각각 오후 10시 56분, 11시 50분쯤 사개특위, 정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안이 상정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에워쌌고 무기명 투표를 진행하고 가결한 사개특위와 달리 정개특위는 오후 11시 55분쯤 산회한 뒤 자정을 넘겨 속개했다.

패스트트랙 대치정국에서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으로 교체된 채이배ㆍ임재훈 의원은 이날 회의 예정 시작 30여분 전인 오후 9시 30분쯤 민주당 의원총회장 앞에 나타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내 패스트트랙 찬성파를 ‘민주당 2중대’ ‘3중대’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반대파 지상욱 의원은 예결위회의장 앞에서 두 의원을 향해 “(민주당) 2중대도 아니고 왜 남의 의총장에 들어가느냐”고 항의했다. 이들은 민주평화당 의총이 끝나고 합류한 박지원 의원과 함께 민주당 관계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회의장에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04-30T00_3623037]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복도에서 정의당 의원들이 지나가지 못하게 누워서 길을 막고 있다. 2019.4.29/뉴스1
[2019-04-30T00_3623037]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복도에서 정의당 의원들이 지나가지 못하게 누워서 길을 막고 있다. 2019.4.29/뉴스1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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