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사이트 접속자 국내 1위, 베트남 2위 결과에 논란 확산
업체 분석은 한 달 전 기준…청원 조작 주장 근거 없어
자유한국당을 해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민청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 와중에 베트남 지역 접속자가 2위에 이른다는 국민청원 조작설도 제기됐지만, 일단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청원 사이트 트래픽이 이상하다”, “국민청원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것이 맞냐”는 내용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의 해외 접속량, 그 중에서도 베트남 접속량이 급증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게시물들엔 한국에서 국민청원 사이트에 접속하는 트래픽은 51.75%로 1위, 베트남은 13.94%로 2위를 기록했다는 그래픽이 공유돼 있다. 미국(10.87%), 브라질(2.17%), 캐나다(1.94%)가 그 뒤를 따랐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그래픽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접속한 트래픽은 평소보다 2,30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청원 조작 논란이 확산됐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조작을 의심하는 누리꾼들이 등장했다. 트위터 이용자 cho***는 “한국당 해체 청원 글 사이트 트래픽을 보는데, 유독 베트남 쪽이 많은 이유가 뭐냐, 해외 조작 알바를 쓰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이용자 @hit***는 “청원 사이트 트래픽 보면 베트남이 23배 뛰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가 된 그래픽은 비즈니스용 웹 분석 사이트인 ‘시밀러웹’에서 분석한 자료다. 시밀러웹에선 특정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사이트 방문자, 체류 시간 등 분석 결과를 볼 수 있다. 시밀러웹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논란이 된 그래픽과 동일한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오해가 증폭된 것이다.
하지만 시밀러웹은 한 달 전 트래픽 분석치를 바탕으로 결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청와대 사이트 분석 결과도 지난 3월 기준이었다는 얘기다. 4월 말에 시작된 한국당ㆍ민주당 해산 청원과는 관련이 없는 분석 결과지만, 이를 오해한 일부 누리꾼들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셈이다. 실제로 시밀러웹 사이트에서 시간을 바꿔가며 분석을 해도 수치 변동이 없는 이유도 한 달 단위 분석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시밀러웹의 실제 분석은 국민청원 홈페이지 세부 주소가 아닌 청와대 홈페이지 주소로 이뤄지기도 했다.
앞서 한 시민은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유한국당이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다”며 “정당 해산을 한 판례가 있기에 한국당을 해산시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30일 오전 참여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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