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경신… 민주당 해산 청원도 25만명 넘어
1일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촉구 청원’이 16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국민청원이 시작된 이래 최다 동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도 이날 오전, 공식 답변 요건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넘어섰다. 야권이 제기하는 ‘청원 조작’ 의혹은 청와대가 구체적 수치를 들어 반박하면서 가라앉는 양상이지만, 이례적인 국민청원 열기에 대해서는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날 오후 9시를 기준으로 한국당 정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한 인원이 160만여명에 달했다. 이전까지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10월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심신미약 감경 반대’ 청원으로 30일 동안 119만2,049명이 동의했다. 민주당 해산 청원에도 이날 오후 9시를 기준으로 25만명 이상이 동의를 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사람이 네이버나 카카오, 페이스북, 트위터 등 4가지 포털ㆍ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동의 입장을 표시할 수 있다.
워낙 청원 증가 속도가 빠르자 한때 정치권에서는 ‘청원 조작’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월 통계만으로도 청와대 사이트의 13.77%는 베트남 트래픽이고 그 전달에 비해 2,159% 증가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게 발단이었다. 그러자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별도 공지를 띄워 “국민청원 방문자가 급증한 29일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을 지역별로 분류한 결과, 97%가 국내에서 이뤄졌고, 이어 미국 0.82%, 일본 0.53%, 베트남 0.17% 순이었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 최고위원도 이날 ‘트래픽 데이터를 검증하자는 취지로 요구한 정보 공개가 타 정당의 정치인에게 변질돼 인용돼 책임감을 느낀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한 발 물러섰다.
여당은 한국당 해산 국민청원 열기를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드러난 한국당 행태에 대한 국민의 반감으로 해석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그간 한국당 행태에 반감을 가진 분들이 한번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결집하는 것”이라고 논평했고, 표창원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140만명이 현장에 나온다고 한다면 촛불집회, 촛불혁명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에 맞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에서 한국당 해체가 정답이라고 말한 이후 나흘 만에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며 “보수 궤멸을 위해 청와대 게시판을 통해 가짜 여론몰이가 진행되고 있다”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앞서 당 회의에선 “언론과 정치권이 드루킹이란 악마를 만들었듯 국민청원 역시 또 다른 괴물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은 “국민청원에는 총 4가지 계정으로 접속이 가능하다”며 “참여자 숫자가 많다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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