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동대가 안내문 부착…주민센터는 장소만 제공
한 주민센터에서 예비군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차별했다는 인증사진이 올라와 한때 이 주민센터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그러나 이는 오해에서 비롯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비군 훈련 날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옆에 ‘예비군은 엘리베이터 이용이 제한됩니다. 계단을 이용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는 사진이었다. 해당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3월 달에 겪은 실화”라며 “얼마나 화가 나든지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사진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우리나라 예비군이 받는 대우’, ‘예비군의 현실’ 등 예비군이 차별 대우를 당했다는 취지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특히 몇몇 누리꾼들은 사진 속에 찍힌 층수 안내도를 보고 어느 주민센터인지 폭로하기도 했다.
문제의 장소가 주민센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주민센터로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민원인은 불편하면 안 되고, 예비군은 불편해도 되는 건가”, “엘리베이터 이용자가 많아 문제라면 예비군 업무를 1층에서 하면 되지” 등의 비판 입장을 게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어디에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거냐”, “안내문을 붙인 공무원은 징계받아야 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주민센터에 전화 민원을 넣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해당 안내문은 주민센터가 아니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예비군 동대에서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예비군의 엘리베이터 이용을 제한한 것이 아니라는 게 주민센터 측 입장이다. 이 주민센터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예비군의 엘리베이터 이용으로 인해) 민원인이 불편을 겪는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고, 예비군 동대 측에 엘리베이터 사용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며 “훈련 상 엘리베이터 사용을 안 하는 걸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예비군 동대 관계자도 “예비군 훈련이 있을 때마다 중대에서 안내문을 붙인다”며 “주민센터는 장소만 제공해줬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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