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가 북한을 “지구의 암”이라고 부르며 지속적인 대북 압박을 주장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신디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허드슨연구소의 납북자 관련 행사에 참석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라며 “여기 있는 모두가 압박을 유지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내게 있어 북한은 지구의 암이다. 만약 우리가 이 암을 무시하면, 이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를 죽일 것”이라며 대북압박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하는 것 자체엔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가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외교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라며 “어떻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 사람과 외교를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화 파트너로 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신디는 김 위원장에 대해 “강제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지 않는다"며 "히틀러와 유일한 차이점은 그는 다른 사람들뿐 아니라 자기 국민에게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평양 호텔에서 정치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간 억류됐다. 이후 의식불명 상태로 2017년 6월 석방돼 귀향했지만, 엿새 만에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최근엔 북한이 웜비어의 병원비 명목으로 미국에 200만달러를 요구했고, 조셉 윤 당시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의 청구서에 서명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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