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보상범위 설정 위한 내부 논의 들어가
“소상공인 지원 여전히 부족” 규탄 집회 예정
축구장 1,720개와 맞먹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 고성, 속초 산불피해 보상을 위한 협상이 조만간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3일 고성과 속초지역 비상대책위원회와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전 측은 “주택 파손과 중소상공인 피해 등에 대한 보상 범위 설정을 위한 내부 논의 후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태스크포스(TF)팀은 한전 속초지사에 사무실을 차리고 이재민들과 보상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종갑 한전 사장은 산불 발생 20일 만인 지난달 24일 고성, 속초 주민들을 찾아가 사과했다. “민사적인 부분까지 책임지겠다”며 고개를 숙인 김 사장은 지난 2일 한전과 강원도, 피해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최문순 강원지사에 제안했다. 박근영 강원도 재난안전실장은 “빠른 피해보상 합의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이 피해보상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서 고성 비대위는 10일 한전 본사와 서울 광화문 상경투쟁을 일단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불피해 주민들은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제시한 복구 및 지원계획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복구비 1,853억원 가운데 이재민과 소상공인 지원은 극히 적어 재기가 힘든 무책임한 대책이라고 당정청을 겨냥했다.
속초 산불피해비상대책위는 8일 한전 속초지사 앞에서 고성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규탄 집회를 갖고 속초시청까지 도보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일각에선 강원도가 피해를 본 주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재기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대위는 “한전의 설비에서 발화된 아크가 이번 산불의 원인이 된 만큼 국가가 먼저 보상하고 한전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점을 거듭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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