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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맞고 도축돼 고기로 팔리는 경주마들…미 동물단체 제주축협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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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맞고 도축돼 고기로 팔리는 경주마들…미 동물단체 제주축협 고발

입력
2019.05.0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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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도축장에서 직원이 막대기로 도축되기 전의 말을 내리치고 있다. 페타 제공
말 도축장에서 직원이 막대기로 도축되기 전의 말을 내리치고 있다. 페타 제공

경주마들이 제주의 도축장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실태가 동영상으로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ㆍ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지난 3일 경주마 도살 현장을 10여개월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페타는 약 4분 분량의 이 영상을 공개하며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한국 최대의 말 도축장에서 22마리의 퇴역 경주마가 도축된 것을 확인했다”며 “도축된 말은 나이가 2살에서 13살까지 다양했다”고 밝혔다.

도살장으로 온 경주마 중 한 마리는 다리에 경기용 보호장비를 달고 있었다. 이에 대해 페타는 “마지막 경주가 끝난 지 7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도축 당했다”고 주장했다.

트럭에 실려 도축장에 도착한 말들을 도살장 안으로 밀어 넣기 위해 작업자들이 막대기로 말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리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좁은 도축장 안에서 다른 말이 전기충격기를 맞고 기절해 한쪽 다리만 묶인 채로 들어 올려지는 과정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면서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 치는 말의 모습도 찍혔다.

페타와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이와 관련해 제주축협 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직접적 고발 대상은 제주축협이지만 한국마사회 역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페타는 “한국마사회는 경마로 8조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올리지만 퇴역 경주마와 번식마를 관리하는 데 쓰는 비용은 매출액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며 “매년 1,600마리가 넘는 말이 은퇴하는데 그중 3% 정도만 재활되고 대부분의 말은 말고기 식당이 급증하는 제주도의 도축장으로 보내져서 도살된다”고 주장했다.

캐시 기예르모 페타 수석부총재는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들로 인해 벌어들이는 소득의 일부분이라도 말들을 위해 쓴다면 수천마리의 퇴역 경주마들이 이처럼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죽음을 맞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동물권 보호단체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관계자는 “도축장 직원들이 무자비하게 동물들을 폭행한 행위는 명백한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라며 “경마산업 선진화를 추진하는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은퇴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경주마는 마사회 소유가 아닌 개인 마주의 소유물”이라며 “경마장에서 경주마로 활동할 때는 말 복지 관련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퇴역 후 말의 처분은 마주의 재산권 행사 문제”라고 해명했다. 마사회는 은퇴 경주마가 대부분 도축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연간 퇴역 경주마 1,400여마리 중 절반가량인 700여마리는 승용마로 전환되고 약 150마리는 번식마로 활용되며, 폐사ㆍ안락사한 경우가 약 150여마리, 용처가 불분명한 건 400마리 정도라고 덧붙였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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